- 현장스케치 02 [제17회 전국연구소장협의회 해외 벤치마킹] 해외 벤치마킹 연수를 통한 기술 성장과 글로벌 진출 전략
제17회 전국연구소장협의회(이하 전소협) 해외 벤치마킹은 2024년 5월 7일부터 10일까지 3박 4일의 일정으로 진행됐다. 회원 20여 명과 산기협 회원서비스본부 2명, 가이드 1명의 규모로 일본 도쿄를 방문하였다.
일본은 2020년 국내총생산(GDP)이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계 3위를 기록한 자동차, 철강, 첨단 기술 제조 제품의 강국이다. 2021년 기준 고령화율은 29%로, 세계에서 고령화율이 가장 높아 항노화 사업의 표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해외 벤치마킹은 전소협 운영진의 체계적인 일정에 따라 3박 4일 동안 진행되었는데 일정별 내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일 차: 도쿄대학 생산기술연구소 기관 탐방
전소협 벤치마킹 연수단은 김포에서 출발하여 도쿄 하네다 공항에 도착하였다. 연수 1일 차에는 도쿄대학 생산기술연구소 기관을 탐방하였는데, 생산기술연구소는 도쿄대학의 부설 연구소로서 생산기술과 관련된 공학 전반의 연구와 교육 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곳이다. 해당 연구소는 다양한 기술적 문제의 과학적 종합 연구 및 연구 성과의 실용화 실험을 목표로 설립되었다. 대학원생은 약 600명이고 대학 부설 연구소로서는 일본 최대 규모로 세계에서도 굴지의 규모다.
생산기술연구소의 김범준 교수님은 스킨케어를 위한 마이크로니들의 이용을 주제로 의료용 무통 경피 약물 전달용 생체 분자 니들링 시스템 및 자가 테스트 진단 바이오 센서에 대해 특별강연을 해주셨다. 구체적으로 생체 적합성 소재로 제작된 MAP(Micro needles Array Patch)-용해성 고분자의 다양한 이용과 보유하신 독자적인 마이크로니들 제조 기술을 소개해 주셨다. 1mm 이하의 미세바늘인 마이크로니들은 생분해되며 의료전문가 없이 스스로 피부에 적용할 수 있다. 통증 없는 최소침습성으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으며 흡수가 빠르고, 보관과 물류가 편리하며 주사보다 회복력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에는 의료용 약물전달시스템(Drug Delivery System, DDS) 패치, 백신 등에도 적용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직은 높은 원가와 대량 제조 등의 어려움으로 DDS에서의 이용은 적고, 현재 상업적으로 화장품 분야에서 많이 이용되고 있다. 마이크로니들 시스템 시장은 연평균 7%씩 성장해 2030년에는 12억 달러의 시장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조사되는 등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다.
2일 차: 일본 농업식품산업기술종합연구기구(NARO) 견학
일본의 국책연구기관인 NARO(National Agriculture and Food Research Organization)는 농업식품산업기술종합연구기구(이하 농연기구)로 한국의 농촌진흥청과 유사하며, 일본의 식량·농업·농촌이 직면하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고 국민이 기대하는 사회 실현에 공헌하는 것을 설립 목적으로 하고 있다. NARO는 세계 최초의 ‘무인 자율주행 소형트럭’ 개발, 해충에 생태를 이용하여 약제 저항성이 생기지 않게 하는 ‘세대 내 살포’ 연구, 보리에 모이는 천적을 활용하는 효율적인 딸기 진딧물 방제법 개발, 드론으로 볍씨를 뿌려 파종하는 ‘논 리노베이션 사업’ 등으로 농가의 필요 비용과 노동력을 절감하고 있다. 또한 실농업·식품·축산에 대한 시험연구, 개발, 조사, 교육 등을 종합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일본 최대의 연구기관이다.
연수단은 농연기구에서 과학관과 농업환경 인벤토리 전시관의 다양한 연구를 보며 일본의 농업 산업을 배울 수 있었다. 특히 요즘 즐겨 먹는 샤인머스캣을 개발한 곳이 NARO이며 이것을 개발하는 데 20여 년이 소요되었다는 것을 듣고, 새로운 제품 개발을 위해 지속적인 연구 개발을 하는 일본의 연구 투자 양상을 엿볼 수 있었다.
3일 차: 3M 재팬 고객기술센터 방문
미국에 본사를 둔 3M은 1900년대에 미네소타 광공업 회사로 시작하여 사포와 연마제를 생산하였다. 현재는 전자·정보기술 그룹, 그래픽 관계 용역 및 제품 그룹, 산업 및 소비재 그룹, 생명과학 그룹 등 4개의 그룹으로 나뉘어 있다. 3M 재팬은 미국 3M의 일본 자회사로 사무용품 스티커 포스트잇 제조업체로 유명하다. 주요 사업은 전기‧통신, 건설, 자동차, 운송 및 보안, 상업용‧사무용 및 가정용, 건강 관리 제품 등으로 사업 분야를 주기율표 형식으로 나열할 만큼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연수단은 전소협 회원의 특별 소개로 3M 재팬을 방문하여, 실생활에서 많이 쓰이는 접착제와 가정용품, 자동차 관련 사업을 직접 체험해 흥미로운 시간을 보냈다.
4일 차: 닛산자동차 요코하마 조립공정 견학
일본 굴지의 자동차 제조회사인 닛산은 요코하마시에 위치한 엔진 개발과 자동차 생산의 거점이다. 닛산 엔진 박물관에는 1935년에 제작된 7형 엔진으로 시작해 역대 28기의 엔진을 전시하고 있었다. 게스트홀 건물은 창업 시 본사 건물의 모습을 재현하여 개축되었으며, 요코하마 시내에서 유일한 제2차대전 이전의 공장사무실 건물이다. 닛산자동차 공장에서는 고성능 자동차 엔진 제작 공정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연수단은 공식적인 기업 탐방 외 문화탐방으로 츠쿠바산 로프웨이를 타고 올라가 일본의 숲과 자연을 체험하였다. 츠쿠바산은 신이 머무는 산으로, 융기된 화강암이 비바람에 깎여 형성되었다고 한다. 서쪽에 후지가 있다면 동쪽에는 츠쿠바가 있다고 할 정도로 전망이 아름다웠다.
다음으로는 1872년 개장하여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박물관인 도쿄국립박물관을 방문하였다. 이는 연대별 일본의 문화를 집대성한 박물관으로, 일본 및 아시아 문화와 역사에 관해 다양한 자료를 살펴볼 수 있었다. 박물관 바깥에는 미국 링컨기념관 호수와 비슷한 호수가 있고 자그마한 카페도 있어 일본의 정갈함과 여유를 느낄 수 있었다.
다음 문화탐방으로는 도쿄에서 가장 오래된 사찰인 아사쿠사 관음사를 방문하여 일본의 종교와 기원을 체험했다. 마지막으로는 요코하마항을 방문하였는데, 대형 선박들이 즐비해 있었고 때마침 근처에 장미축제가 있어 아름다운 풍경을 즐길 수 있었다.
이번 전소협 해외 벤치마킹 연수를 통해 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일본의 지속적인 연구 문화, 친절함, 정직, 청결과 함께 아날로그 방식이지만 함께 나아가는 체계적인 시스템을 경험할 수 있었다. 이러한 끈기 있는 연구와 아이디어 개발 및 새로운 분야에 대한 정보교류가 기업의 기술 성장과 글로벌 진출을 위한 전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분위기에서 기업방문 및 문화탐방을 진행하며 신제품 개발에 대한 아이디어도 많이 떠올랐다. 일정을 준비해 주신 산기협과 함께 탐방한 전소협 회원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 Vol.466
24년 07/08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