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장스케치 02 산기협 일본 MWJ 2024 참관기
일본 전시회 참관 및 기업 현장 견학을 통한 기술 트렌드 파악 및 기업조직문화 탐구
산기협 일본 Manufacturing World Japan(MWJ) 2024 참관단은 회원사 등 23명의 인원으로 일본 도쿄를 방문하였다. 이번 일본 전시회 참관 및 기업탐방은 산기협의 체계적인 일정에 따라 2024년 6월 19일부터 22일까지 3박 4일의 일정으로 진행되었는데, 일정별 내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일 차: 시마즈(SHIMADZU) 기업탐방
첫 번째로 방문한 시마즈는 1875년 일본 교토에 설립된 환경측정 및 분석장치 제조전문업체다. 시마즈는 인류와 지구의 well-being 실현에 기여하고자 하는 기업으로, 다양한 분석 및 측정 기술과 응용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시마즈는 신약 개발의 품질관리, 식품 · 음료 등 분석 · 테스트 기기, 유전과 단백질 연구에 이르기까지 생명과학 분야의 최첨단 제품을 지원한다. 기술연구소에서는 환경 · 생명과학 · 반도체 분야의 연구와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또한 일본 환경성 및 경제산업성의 국가연구과제를 수행하고 각종 국내외 학술대회에 참석하는 등 활발히 연구개발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시마즈는 고객에게 다양하고 체계적인 맞춤식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여, 브랜드를 홍보하고 기업 이미지를 제고하고 있었다. 이러한 전략에 필자는 깊은 감명을 받았으며, 한국 중소기업들에 벤치마킹과 실행을 권장한다.
2일 차: Manufacturing World Japan (MWJ) 전시회 참관
MWJ는 일본의 최대 규모 제조업 박람회(제36회)로 도쿄 빅사이트에서 개최되었다. 총 10종류의 전시장이 있었는데, 그중 필자에게 가장 흥미로웠던 제15회 헬스케어 의료기기전(MEDIX)을 간단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전시장에는 Piezo Sonic 등 기술 상담 업체가 있었고, 전동휠체어와 재활 보조기기, In-Wheel Motor, Sensor, 핸드 보조기기 등 주로 일본과 중국 제품이 전시되어 있었다. 이는 헬스케어 분야의 큰 줄기를 보여주고 있다. 현재 인구의 노령화로 노인 인구에 대한 의료와 간병 노동력의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생활양식의 변화로 생산활동 인구가 감소하고 독거노인 비율이 증가하면서 실버사회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고령자 인구는 2022년 901만 8,000명에서 2030년 1,305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에 태어난 세대)가 노인 인구에 본격 편입되면서 급증 추세를 보인다. 통계청은 2025년에 고령인구 비중이 20.6%가 되어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65세 인구 비중은 2021년 16.5%, 2022년 17.5%로, 2070년에는 46.4%가 될 것으로 예상되며, 우리나라가 고령사회에서 초고령사회로 도달하기까지 예상 연수는 7년이다. 오스트리아 53년, 영국 50년, 미국 15년, 일본 10년에 비해 매우 빠른 속도다. 따라서 재활훈련 로봇 및 고령 친화 보조기기에도 첨단기능이 접목되어 보다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노인의 건강과 자립생활을 지원해 주는 제품 개발이 절실하다고 느꼈다.
3일 차: 미쓰도요(Mitutoyo)/ANA항공 견학
미쓰도요는 1934년에 설립된 길이, 검사용 측정기 제조 종합메이커로 정밀측정기인 마이크로미터의 일본 양산에 성공한 기업이다. 유럽 20개, 아시아 14개, 미국 9개의 지사를 두고 있으며 본사에는 기술박물관도 마련되어 있다. 2020년 기준 연간 매출액은 93,892 백만 엔이고 사원 수는 5,250명 규모다. 한국지사는 1994년 경기도 군포시에 설립되었으며 정밀측정기기 판매와 교육, 검·교정 등의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현장 견학 시 들었던 설명에 따르면, 미쓰도요에서는 고경력 퇴직자도 계속 근무할 수 있다. 또한 주요 핵심기술이전 및 교육을 시행하고 있고 직원에게 기술 자격증 취득도 권유하고 있다. 이렇게 엔지니어 직원을 현실적으로 우대해 주는 모습을 보면서, 한국에서도 중소제조업체가 ESG 경영을 도입하고 엔지니어 우대정책을 실현할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ANA는 일본 최대의 국내선 보유회사로 세계시장에도 적극적으로 취항하고 있는 기업이다. 국내선 여객 비중은 49.4%이며 전체적인 수송 여객 규모(4,500만 명)는 세계 13위를 차지하고 있다. 참관단은 ANA의 모든 유지보수 시설 및 격납고의 정비 작업을 견학할 수 있었다.
산기협의 도움 덕분에 개인적으로는 견학이 힘들었을 부품 조달 및 조립, 현장 테스트 시연도 직접 볼 수 있었다. 필자는 이를 통해 기계, 전기 · 전자, 컴퓨터 통신 등 ICT 융복합 기술이 접목되어 실현되는 기술의 중요성을 새삼 느꼈다. 특히 엔진은 유체역학과 열역학의 기초개념이 그대로 적용되었는데, ANA 관계자는 이를 자세히 설명하며 기초학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학생들과 같이 한국의 젊은 세대들도 항공기 생산 현장을 견학한다면 기술의 중요성을 직접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이번 산기협 일본 MWJ 2024 참관단 참가를 통해 새로운 정보를 얻고 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일본에는 정년퇴직한 엔지니어도 계속 근무가 가능할 정도로 눈앞의 짧은 이익에 매몰되지 않는 기업조직이 있었다. 더불어 아이디어 도출 및 결과에 대해 충분히 보상하고 끈기 있게 연구개발을 지속하는 시스템, 신규사업 분야에 과감히 투자하는 장기적인 안목의 기업 문화가 있어 인상 깊었다. 이는 기업성장과 더불어 글로벌 진출을 위한 하나의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일본의 친절함, 정직, 근로조건 준수, 청결 등을 중시하는 기업 문화는 아날로그 방식이지만 함께 협력해서 일을 도모하는 체계적인 시스템의 바탕이었다. 결국 모든 일은 사람이 행한다는 것을 다시금 느낀다. “사람 밑에 사람 없고 사람 위에 사람 없다.”
전시회 참관과 기업체 견학 및 문화탐방을 함께해주신 참가자분들과, 이를 진행해 주신 산기협 관계자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 Vol.467
24년 09/10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