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pecial Issue 03 중국 산업용 로봇 산업의 발전 전략과 대응 방안
중국의 산업용 로봇 산업 동향
중국은 현재 세계 산업용 로봇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신규 설치 대수와 운용 대수 모두에서 글로벌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생산가능인구 감소 문제에 직면한 중국은 자동차, 전기·전자 산업을 중심으로 스마트 제조 전환을 가속하기 위해 산업용 로봇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다. 그 결과, 중국은 2013년 이후 세계 산업용 로봇 시장에서 신규 설치 대수와 운용 대수 모두에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며 시장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국제로봇연맹(International Federation of Robotics, IFR)이 발표한 ‘World Robotics 2024’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중국의 산업용 로봇 신규 판매 대수는 27만 6,288대다. 이는 전 세계 판매량의 절반이 넘는 51%의 시장 점유율로, 중국은 산업용 로봇 시장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총 운용 대수는 175만 5,132대로, 전 세계 산업용 로봇의 41%를 중국에서 가동하고 있다.
표 1 중국의 산업용 로봇 신규 판매 및 총 운용 대수
<IFR, World Robotics 2024 – Industrial Robots 재구성)> 단위: 1,000대, %(괄호 안은 세계 시장 점유율)
중국의 로봇 산업 정책 동향
중국 정부는 2015년 5월 국무원이 발표한 ‘중국제조 2025’에서 로봇 산업을 중점 추진 10대 산업 중 하나로 선정하였다. 이듬해인 2016년에는 ‘13차 5개년 계획’과 ‘로봇 산업 발전계획(2016~2020)’을 연이어 발표하면서, 로봇 산업 고도화를 위한 본격적인 육성 정책을 추진하기 시작하였다.
1) 중국제조 2025
‘중국제조 2025’ 정책에서 로봇 산업은 10대 중점 발전 분야로 지정되었다. 여기에서 R&D(연구개발), 제조, 시스템 통합 등 밸류체인 전반에 걸쳐 세계 최고 수준의 종합경쟁력 확보라는 비전도 제시되었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단순히 로봇 완제품의 생산뿐만 아니라, 감속기, 서보모터, 제어기, 센서와 같은 핵심부품의 자립화와 기술 발전이 중요한 요소로 강조되었다.
2) 13차 5개년 계획(2016~2020)
‘13차 5개년 계획’에서는 산업용 로봇, 서비스용 로봇, 수술 로봇과 군사용 로봇을 집중적으로 육성하여, 고정밀감속기나 고속·고성능 제어기, 고성능 서보모터, 디스크 드라이버와 같은 핵심부품의 기술 자립도를 향상시키는 것이 중점 과제로 선정되었다. 특히 로봇 산업의 발전을 위해 인공지능(AI) 기술을 다양한 분야에서 상용화한다는 계획이 포함되었다. 이를 통해 중국은 자국의 로봇 기술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3) 로봇 산업 발전 계획(2016~2020)
‘로봇 산업 발전 계획(2016~2020)’은 중국의 로봇 산업이 장기적으로 성장하기 위해 5개년 전략을 제시한 청사진이다. 중국이 로봇 기술의 자립을 강화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종합적인 전략을 기반으로, ①산업 규모 확대 ②기술 수준 제고 ③응용 확대라는 세 가지의 주요 목표를 설정하였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5대 핵심부품의 기술 자립화를 추진하고 10대 주요 제품의 기술개발을 목표로 삼았다.
4) 14차 5개년 계획(2021~2025)
2021년 12월에 중국의 공업정보화부, 국가발전개혁위원회, 과학기술부, 공안부 등 15개 부처는 ‘14차 5개년(2021~2025)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여기에서 2025년까지 로봇 산업 연평균 20% 성장, 로봇 밀도 두 배 이상 증가 등의 발전 목표와 추진 과제 등이 제시되었다. 특히 중국은 산업 발전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핵심과제로 특수 소재, 핵심부품, 가공 기술의 취약점을 개선하고자 하였다.
5) 로봇 플러스 응용행동 실시 방안
중국 공업정보화부와 산업정보기술부 등 17개 부처는 2023년 1월 합동으로 ‘제14차 로봇 산업 발전 5개년 계획’의 핵심과제 이행과 로봇 적용 분야 확대 가속화를 위한 ‘로봇 플러스 응용행동 실시 방안’ 및 주요 목표를 제시하였다. 구체적으로는 2025년까지 2020년(251대) 대비 로봇 밀도 두 배 증가, 서비스용 로봇과 특수 로봇의 활용 범위 확대, 10대 중점 육성 분야01에 대한 기술 고도화 및 혁신 응용모델 개발 촉진 및 대표기업 육성, 로봇 플러스 응용 실행계획의 기본 지원 기능02 강화를 통한 로봇 활용 촉진 등을 도모할 계획이다.
표 2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주요 정책
<KOTRA 자료 및 언론보도 기사 재구성>
최근 중국 정부는 차세대 첨단 로봇인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선점을 위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함께 다양한 지원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2024년 1월에 중국 7개 정부 부처는 합동으로 ‘미래 산업 혁신 발전 추진에 관한 실시 의견’을 발표하였다. 휴머노이드 로봇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선정하여, 2025년까지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의 혁신, 산업 육성, 보안 및 거버넌스 구축 등의 육성 목표를 제시하였다.
더 나아가 2027년까지는 세계 최고 수준의 휴머노이드 기술을 개발하고 다양한 응용 분야를 창출하여 지속 가능한 휴머노이드 로봇 생태계를 구축하며, 미래 산업의 전략적 요충지로서 역할을 다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고출력 서보모터, 동작 계획 및 제어, 생체 감지 및 인지, 스마트 그리퍼, 전자 피부 등 핵심기술의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능형 제조, 가정용 서비스, 특수 환경 작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의 활용을 촉진하기 위한 상품의 개발 및 응용 연구도 추진할 예정이다.
제조용 로봇 경쟁력 진단
중국 정부의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로봇 산업 육성 정책에 힘입어, 중국 산업용 로봇 시장은 최근 5년간 연평균 22%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거대한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한 규모의 경제 실현을 통하여, 제품의 신뢰성과 가격경쟁력까지 확보하고 우리와의 기술 격차를 더욱 좁히고 있다.
산업연구원의 제조용 로봇 산업 경쟁력 종합진단에 따르면, 한국의 제조용 로봇 산업 종합경쟁력 점수(75.9점)는 세계 최고 선도국인 일본 대비 약 92% 수준으로 세계 5위를 기록하고 있다. 한편, 중국은 74.0점으로 한국과 근소한 차이인 6위이며 빠르게 한국을 추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로봇 기술 경쟁력 측면에서도 중국과 한국 간 격차는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2023년 기준 최고 로봇 기술 보유 국가인 일본과 비교했을 때, 한국(89.1%)과 중국(84.4%) 간 기술 상대수준 차이는 5% 미만으로 조사되었다. 로봇 기술 격차 역시 2013년에는 1년이었으나 계속 감소하여 2023년에는 0.3년까지 좁혀졌다.
* 한-중 로봇 기술 격차: (2013) 1년 → (2017) 0.7년 → (2021) 0.3년→ (2023) 0.3년
그림 1 제조용 로봇 국제 경쟁력 비교
<(왼쪽) 자료: 밸류체인 기반 산업경쟁력 진단시스템: 제조용 로봇 편(산업연구원, 2022) / (오른쪽) 자료: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2024)>
한국 로봇 산업의 대응 방안
중국의 로봇 굴기는 한국 로봇 산업 전반에 걸쳐 상당한 위협 요인으로 평가된다. 중국산 로봇 제품이 기술력과 가격경쟁력을 빠르게 확보하면서, 글로벌 로봇 시장에서 한국 제품과 중국 제품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감속기, 서보모터, 하모닉 드라이브와 같은 핵심부품의 경우,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한국이 기술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평가되었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체계적이고 적극적인 로봇 산업 육성 정책을 펼치면서 판도가 흔들리고 있다. 또한 중국이 세계 로봇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대규모 내수시장을 통하여 규모의 경제를 바탕으로 제품의 신뢰성과 완성도 및 가격경쟁력까지 확보하면서, 경쟁우위가 역전될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한국 로봇 산업이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우선 원가 비중이 높은 핵심부품의 기술력과 신뢰성을 확보해야 한다. 중국은 지방정부 소유의 로봇 기업들을 대상으로 자국산 부품 사용을 장려하는 보조금 정책을 통해 부품 경쟁력을 빠르게 확보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로봇 부품기업과 완제품 생산기업 간의 협력을 촉진하기 위해 정책적으로 지원하고 있으나, 아직 최종 수요기업의 요구를 충족시키기에는 부족한 상황이다. 따라서 산업용 로봇의 대규모 수요를 담당하는 대기업과 부품·완제품 생산기업이 생산공정 현장에서 함께 개발 제품의 성능과 품질을 직접 평가하고 검증해야 한다. 이로써 수요처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신뢰성 높은 제품이 조기에 시장에 출시되고, 이것이 양산 체제로도 이어질 것이다. 한국 로봇 산업의 경쟁우위 확보를 위해서는 이러한 실증 및 보급 사업의 확대가 필요하다.
중국의 매서운 추격과 급격한 성장은 우리에게 분명한 위협 요인이다. 하지만 로봇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세계 최대 로봇 수요시장이라는 중국 시장의 이점을 전략적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특히 중국 시장은 지역별 특성을 반영한 현지화 전략 없이는 성공적으로 진출하기 어렵다. 따라서 중국의 지역별 로봇 산업 육성 정책을 활용하여야 한다. 우리의 경쟁우위 제품과 기술을 바탕으로 중국 기업들과의 공동연구 및 기술제휴를 통하여 현지화 진출전략을 수립하고, 중국 시장을 공략하여야 한다.
중국은 지방 성(省) 및 시(市) 차원에서 로봇 클러스터를 조성하여 우수한 연구기관과 경쟁력 있는 로봇 기업들을 유치하고 있다. 국내 로봇 기업도 이러한 중국 지방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적극 활용하여, 클러스터 내에 로봇 협력 센터를 설립하고 제품 홍보 및 활용 방안을 교육해야 한다. 동시에 인력양성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한국산 로봇에 대한 우수성을 홍보하고 친밀도를 높여, 중국 시장에 진출해야 한다.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협동 로봇은 우리가 경쟁우위를 점하고 있다. 그러므로 현지 수요처를 면밀히 파악하고 적극적으로 제품을 홍보하여, 중국 시장 조기 선점을 위한 전략적인 판로개척에 나서야 한다. 이미 중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기업이라면, 지속적으로 제품을 개발하고 적극적으로 현지 A/S 서비스를 제공하여 안정적인 현지 수요처를 확보해야 할 것이다.
01 제조, 농업, 건축, 에너지, 물류, 의료, 노인·장애인 돌봄, 교육, 생활 서비스, 재난 안전 및 극한 환경
02 로봇 생산 및 활용을 위한 협동 혁신 시스템 구축, 로봇 플러스 응용 테스트 및 실증 센터 구축, 표준 개발, 혁신 사례 발굴, 정보 공유를 위한 플랫폼 구축
- Vol.468
24년 11/12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