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pecial Issue 02 [메디사피엔스] AI와 유전체 분석의 융합을 통한 질병 진단 혁신: 스타트업의 도전과 의료의 미래
기업 소개: 미충족 의료수요와 기술혁신을 통한 문제해결
테크기업의 비즈니스는 시장의 pain point에서 발전한 기술이 이를 해결하게 된 시점에 탄생하고, 유지된다. 유전적 원인으로 발생하는 희귀 질환은 개별 질환의 희귀성으로 인해 질환의 진단에 어려움이 있다. 최근에 와서야 유전체 데이터 획득을 위한 차세대 염기 서열 분석(Next Generation Sequencing, NGS) 기술과 대량의 유전체 데이터를 통해 질환과의 연관성을 탐색할 수 있는 AI 기술의 발전으로 해결이 가능해졌다.
메디사피엔스는 희귀질환을 시작으로 감염병, 암 등 다양한 질병의 진단 서비스를 확장해 나가고 있는, AI 기반의 유전체 분석 및 해석 전문회사다. 특히 최초이자 주요 사업영역인 희귀질환은 신생아를 대상으로 한 신속하고 정확한 진단이 요구되는 임상 현장에서 시작되었다. 출생 직후 신생아의 10% 가량이 다양한 이유로 신생아집중치료실(Neonatal Intensive Care Unit, NICU)로 보내진다. 그러나 신생아들은 의사소통이 불가하여 눈에 보이는 증상이 질환에 기인한 것인지, 신체적 취약성에 의한 것인지를 파악하기 어렵다. 따라서 검사를 통해 질환을 파악해야 하나, 기존의 검사는 위양성률이 높아 반복적인 채혈로 작은 몸에 부담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유전체 분석을 통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그러나 유전체 정보를 획득하더라도, 각 진료과의 임상의가 이를 분석하고 해석하여 질병을 찾아낼 수 있는 전문적인 지식을 갖추기는 어렵다. 설령 전문적인 지식이 있다고 해도, 질병 진단은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드는 일이다. 실제 유전체 진단 전문가가 유전체 데이터를 분석하고 해석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짧게는 하루에서 길게는 일주일까지 소요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정확한 해석이 어려워 환자는 진단 방랑을 겪게 되고, 치료의 적기를 놓친 신생아는 영구적인 신체 손상을 겪거나 심할 경우 조기에 사망하게 된다.
메디사피엔스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희귀질환 유전 변이분석 S/W인 ‘MedyCViⓇ’를 개발하였다. MedyCViⓇ는 조기진단을 통해 치료 또는 증상 완화가 가능한 220개 희귀질환 관련 유전자를 극미량의 혈액으로 유전체 정보를 생산하는 패널을 활용하여, 이를 자동으로 분석하고 질병 연관성에 관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의사의 최종 진단을 돕는다.
사업화 노력 및 주요성과
질환당 국내 유병자가 2만 명 이하로 정의되는(실제는 그보다 훨씬 적은 수의), 말 그대로 ‘희귀’ 질환을 진단하는 것은 시장의 규모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진다. 그것도 해마다 그 수가 줄고 있는 신생아를 대상으로 하고 있으니, 고민은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는 인구 감소 시대 신생아의 소중한 생명과 직결되는 공공성이 높은 제품이다. 또한 희귀질환은 개별 질환의 환자 수는 많지 않으나 그 질환의 수가 8,000종 이상으로 알려져, 해외시장을 고려하면 그 규모 또한 작지 않다.
메디사피엔스는 먼저 공공조달시장 판로개척을 위해, 조달 특례가 적용되는 혁신제품을 전략으로 설정했다. 혁신제품 지정을 받기 위해 지난 2년간 국내 주요 병원과 함께 산업통상자원부의 혁신제품 연계형 R&D를 수행하였다. 지난 7월 그 성과물의 혁신성과 공공성을 인정받아, 메디사피엔스는 ‘MedySOL™’이라는 패널과 S/W 복합 솔루션을 혁신제품으로 지정받았다.
현재는 이를 바탕으로 국내 주요 공공병원에 시범구매를 진행 중이다. 서울대병원에서는 메디사피엔스의 제품을 내부 변이 해석 절차에 맞게 최적화하고, 병원정보시스템과 연동하여 본격적인 사용을 앞두고 있다. 이러한 실적과 경험이 국내 공공병원 대상의 판로 확대에 중요한 디딤돌이 되리라 기대한다.
아울러 메디사피엔스는 국내의 track-record를 바탕으로 미국과 대만, 필리핀 등 해외시장 진출을 진행 중이다. 미국과는 2023년 VIP 방미 시 경제사절단으로 참여하여, 서부의 대형 병원인 Sharp Healthcaregroup과 MoU를 체결했다. 이를 바탕으로 Joint Venture 설립과 미국 내 서비스를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다. 대만과는 Taipei Medical University(TMU)와 유료 서비스 제공을 위한 Pilot test를 진행 중이며, 신생아의 검체도 배송받고 있다. 최근 대만 중부지역기반의 병원인 Show Chwan Memorial Hospital과는 비밀유지협약을 통해 대만 전역으로의 사용 확대를 위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메디사피엔스는 최근 필리핀을 대상 국가로 한 KOICA의 CTS(Creative Technology Solution) 프로그램에 선정되어, 2년간 공적개발원조(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ODA) 사업의 일환으로 정부 지원을 통해 시범운영 및 사업화를 추진한다. 이를 위해 최근 마닐라 시립병원인 Justice Jose Abad Santos General Hospital(JJASGH)과 MOU를 체결하고, 공공병원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판로 확대를 추진할 예정이다.
2025년 연구개발 및 사업계획: AI 유전체 분석 기반 종합진단 기업 도약을 위한 준비
정확하고 신속한 조기진단은 정밀 의료의 실현을 위해 필수적인 요소다. 정밀 의료를 실현하기 위한 주요 진단법으로는 유전체 데이터 기반의 진단이 자리 잡고 있다. 이는 최소 침습으로 극초기 진단을 통해 예방에 가까운 효과를 내거나, 정확한 원인 파악을 통한 맞춤형 처방을 내릴 수 있다.
대부분의 암은 체세포의 유전자 변이(Somaticmutation)로 인해 발생한다. 최근 조기진단을 위해 활용되는 액체 생검은 극미량의 암세포 DNA를 확인하여 진단하므로, 민감도 높은 변이 검출을 위한 생물정보학 기술과 다중 암 검출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한 AI 기술이 필요하다. 한편, 감염질환은 동일한 질병이라도 원인균에 따라 치료제가 달라지므로 정확한 원인균의 탐색이 중요하다. 그러나 기존의 방법은 유사도가 높은 유전자 영역을 타깃하므로 원인균의 분류에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그 정확도도 높지 않다.
메디사피엔스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원인균의 유전체 영역을 확장하여 빠르고 정확하게 분류하는 생물정보학 기술을 연구하고 있으며, 기존의 데이터베이스를 학습한 AI가 이를 재확인하여 그 정확도를 높이는 방법도 개발 중이다. 아울러 기존의 희귀질환 분야에서도 일부 유전자의 변이로 인해 발생하는 질환을 진단하는 제품을 넘어, 유전자의 구조적 변이로 나타나는 일반 유전질환을 진단하는 제품으로 고도화해 나가고 있다.
결국, 메디사피엔스는 유전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여 가능한 모든 질환을 진단하는 것을 목표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메디사피엔스는 2025년을 기존 진단 기술의 시장진입과, 새로운 기술개발을 통한 사업확장의 원년으로 만들고자 준비하고 있다. 특히 해외시장에서 진행 중인 파일럿 테스트를 완료해 본격적인 서비스가 시작되면, 글로벌 다인종 유전체 데이터의 지속적인 유입이 이루어진다. 이를 활용하여 유전체 분석 파이프라인의 검증과 AI 학습을 추진한다면, 전 세계에서 사용 가능한 제품으로 거듭날 것이다. 이를 통해 메디사피엔스는 유전체 데이터 기반의 진단 데이터 축적을 통해 개인 맞춤형 치료를 지원하여, 정밀 의료 실현에 한 발 더 다가가는 기업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 Vol.469
25년 01/02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