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pecial Issue 08 [LG에너지솔루션] 기본에 집중하며 미래를 준비하는 기술 리더십 확보 전략
기술 리더십 확보 방안
1992년 리튬이온 배터리 연구 착수 이래, LG에너지솔루션이 배터리 소재와 공정 기술을 지속적으로 혁신하며 기술 경쟁력을 높여온 시간이 어느덧 30여 년을 넘어서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발걸음은 1999년 국내 최초 원통형 리튬이온 배터리 양산을 시작으로, 2009년 세계 최초 양산형 전기차 배터리 공급을 거쳐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전동화 시대에 바짝 다가선 오늘날,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는 만큼 배터리 기술 경쟁력의 강화가 중요한 시점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근본적인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제품 경쟁력 향상’과 ‘선행 기술 확보’라는 Two Track 전략을 실행하고자 한다.
제품 경쟁력 향상
리튬이온 배터리 제품의 경쟁력 향상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소재와 공정으로 압축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고용량 하이니켈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고효율 실리콘 산화물계 음극재, SRS(Safety Reinforced Separator), 다층 CNT(Carbon Nano-Tube) 등 다양한 소재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했다. 향후 본격적인 대중화를 맞이할 전기차 시장을 내다보며, 보다 가격경쟁력이 있으면서도 차별화된 성능의 배터리를 양산하기 위하여 핵심 소재의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우선 다양한 소재를 합성하고 분석을 고도화하여, 성능과 공정성에 영향을 주는 소재의 핵심 성능 인자를 찾았다. 이를 스펙화·특허화하여 고유한 소재를 개발하고, 다양한 공급처를 확보해 ‘공급 안정성’과 ‘가격경쟁력’을 갖춘다는 주요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2025년에는 고전압 미드니켈 NCM을 적용한 배터리를 양산할 계획이다. 고전압 미드니켈 NCM 배터리는 상대적으로 원가가 높은 니켈과 코발트의 함량을 낮춰, 가격은 기존 제품 대비 저렴하면서도 에너지밀도는 높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 글로벌 완성차 제조사들은 전기차 가격을 인하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데, 고전압 미드니켈 NCM이 핵심 솔루션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전압 미드니켈 NCM을 상용화하기 위해서는 고온 저장 및 수명 평가 시 발생하는 가스를 최소화해야 한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은 다양한 요소 기술을 개발하여 고전압에서 발생하는 가스를 줄였다. 또한 전극을 적층해 가압할 수 있는 Lamination & Stacking 공법을 적용한 파우치형 배터리 구조를 형성하여, 안정성까지 확보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러한 핵심 소재들을 제품에 잘 적용하기 위하여, 도전재 선분산 기술이나 DLD(Double Layer Die coating) 기술 등 공정 관련 고난이도 플랫폼 기술도 개발 및 보유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가장 강조하고 싶은 기술은 ‘건식 전극’ 공정이다. 건식 전극 공정 기술은 양·음극 활물질과 도전재, 바인더를 파우더 형태로 혼합하여 전극을 제작하는 공정 기술이다. 기존의 습식 공정에서는 용매를 사용하여 만든 슬러리를 코팅하고, 열처리를 통해 용매 건조 과정을 거쳤다. 그러나 건식 전극 공정에서는 용매를 사용하지 않고 고체 형태만을 이용하기 때문에, 별도의 건조 과정이 필요하지 않다. 건식 전극을 생산에 적용하면 부피가 큰 건조 라인을 없앨 수 있어 제조라인의 공간 효율성을 높일 수 있고, 기존 열처리에 필요했던 전력 소모도 크게 줄일 수 있다.
한편, 습식 양극 제조 공정에서는 슬러리 제조 시 사용하는 용매가 인체에 유해하기에 사용 후 회수 처리가 필요하다. 그러나 건식 전극 공정은 용매를 사용하지 않으므로, 공정 과정에서 회수 처리를 위한 설비와 에너지가 불필요하다. 따라서 건식 전극 공정이 보다 친환경적이고, 비용 절감도 가능하다. 또한 제품 구현에서도 용매를 사용하지 않는 공정의 특성상 높은 로딩의 전극 제조가 용이하다. 이를 활용하면 배터리의 에너지밀도를 높게 구현하기에도 유리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5년 현재 이러한 건식 전극 공정 기술의 연구 단계를 넘어 파일럿 공정 개발을 진행 중이다. 2028년에는 건식 전극 공정을 도입한 제품을 본격적으로 양산할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선행 기술 확보
LG에너지솔루션은 앞서 언급한 소재·공정 기반의 제품 경쟁력 향상과 함께, ‘소프트웨어 및 미래를 위한 차세대 전지 분야의 선행 기술 확보’를 중요한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다양한 소프트웨어 기술을 통해 배터리 성능을 종합적으로 관리하고, 제조 지능화는 물론 새로운 소재를 개발하는 데에도 이를 적용하여 비즈니스 혁신을 이루고 있다.
특히 BMTS(Battery Management Total Solution) 기술은 LG에너지솔루션이 배터리 개발·양산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를 통해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개발한, 소중한 지적 자산이다. BMTS 기술은 기존 BMS(Battery Management System) 기술에 고도화된 소프트웨어 기능을 결합하여 제공함으로써, 배터리의 전 생애 주기를 통합·관리할 수 있는 솔루션이다. BMTS의 기능은 배터리의 수명 주기를 분석하여 성능이 얼마만큼 퇴화했는지를 분석하는 ‘퇴화 진단’과 배터리의 안전성을 측정하고 문제를 분석하는 ‘안전 진단’으로 나누어진다. LG에너지솔루션은 약 8천 건의 관련 특허를 기반으로, 향후 BaaS(Battery as a Service), EaaS(Energy as a Service), V2G(Vehicle to Grid), SDV(Software Defined Vehicle;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 등 다양한 미래 비즈니스 모델에 BMTS를 적극 결합하여 활용할 예정이다.
AI 또한 소프트웨어 기술에서 빠질 수 없는 중요한 요소다. LG에너지솔루션은 각종 공정 관련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기반으로 제품의 제조 공정과 동일한 환경을 디지털상에 구축하는 디지털 트윈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장비 유지·보수는 물론, 불량품 감지를 위한 모니터링 등 제조 지능화 관점에서 다양한 연구가 가능해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더 나아가서, 새로운 소재의 개발을 위하여 AI를 활용한 데이터 기반의 소재 연구(Material Informatics)도 진행하는 등 배터리 연구개발부터 제조까지 다양한 단계에 AI를 활용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선행 기술 개발의 한 축인 ‘차세대 배터리의 개발’도 중요한 요소로 다루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 리튬황 배터리, 바이폴라 배터리를 LG에너지솔루션의 미래를 책임질 핵심기술로 보고, 이들의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모든 소재가 고체로 만들어지는 전고체 배터리는 2030년 이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에서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제품 양산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다. 단순히 실험 환경에서 전고체 배터리를 구현해 내는 것이 아니라, 실제 양산 환경에서도 제대로 성능을 내는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하며 양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를 위해 LG에너지솔루션은 어떤 음극을 사용할지, 전고체 전해질의 고체 간 리튬 이온 전달 저항을 어떻게 최소화할 수 있을지 등을 중점적으로 연구하며 여러 기술적 과제들을 극복해 나가고 있다.
리튬황 전지는 기존의 리튬 이온 배터리 대비, 무게당 에너지밀도를 2배 이상 높인 기술이 적용된다. 경량화와 주행거리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기에 미래 도심 항공 모빌리티(Urban Air Mobility, UAM) 산업에 활용될 핵심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따라서 LG에너지솔루션은 리튬황 전지를 빠르게 상용화하기 위한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LG에너지솔루션은 리튬 이온 배터리의 부피당 에너지밀도를 대폭 개선할 바이폴라 배터리의 개발에도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바이폴라 배터리는 양극과 음극이 각각 동일한 집전체 양면에 위치한 구조로, 전극 사이를 고체전해질로 채운 전고체 혹은 반고체 배터리를 구현하는 기술이 적용된다. 현재 양산되고 있는 모노폴라 배터리는 셀 사이를 별도의 커넥터로 연결해야 하지만, 바이폴라 배터리는 여러 셀을 별도의 장치 없이 직접 연결할 수 있다. 따라서 배터리의 전압과 전력의 밀도를 높이고 부피를 줄일 수 있기에, 전기차뿐만 아니라 UAM 등 미래모빌리티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특허로 배터리 산업계에 공정한 경쟁환경 조성을 선도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30여 년간 이차전지 분야에서 축적한 우리의 지식과 경험을 기반으로, 산업계에 필요한 핵심기술 관련 특허들을 선점해 왔다. 특히 2010년경부터는 고유의 ‘IP R&D’ 프로세스를 도입하여 연구원과 사내 특허 전문가가 협력해 우수한 특허의 선점에 주력했다. 그 결과 전기자동차용 등 배터리 산업계에 필요한 1세대 기술부터 첨단 3세대 기술에 이르기까지, 6만 7천여 건의 특허를 확보할 수 있었다. 2024년 LG에너지솔루션은 3만 7천여 건의 특허를 전 세계에 등록하여 경쟁사 대비 압도적인 특허 포트폴리오를 확보했다.
작금의 배터리 산업에서는 후발 업체들이 난립하고 있다. 이들은 LG에너지솔루션과 같은 Original Innovator의 특허를 무분별하게 침해하면서 유럽, 미국, 중국, 인도, 동남아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은 후발 업체들이 정당한 특허 사용료를 지불하고 기술을 이용할 수 있도록 특허를 유상 개방하되,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 경우에는 글로벌 특허소송을 통해 단호하게 제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정당하게 수취한 특허 사용료는 다시 연구개발에 투자함으로써, 더욱 혁신적인 제품으로 기술 혁신을 리드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LG에너지솔루션의 이러한 노력은 더욱 성숙하고 발전된 배터리 산업의 지속 성장을 가능케 하고, 산업 생태계 전체에 혁신의 선순환 구조를 가져올 것이다.
맺음말
최근 전기차 업계가 캐즘(Chasm), 즉 수요 정체기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도 있지만,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가 아닌 미래의 성장에 주목하며 기술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산업의 성장단계를 한발 앞서 준비하며, 고객에게 더 나은 제품과 기술을 제공하기 위해 꾸준히 R&D에 투자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30여 년간 배터리의 연구·개발·생산·판매 활동에 매진해 온 시간과 그동안 축적한 다양한 노하우와 인사이트를 기반으로, 미래 기술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모든 구성원의 시간이 축적되는 회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문화가 뿌리내리면 개개인의 역량이 성장하여 혁신적인 배터리 기술 개발이 이루어지고, 궁극적으로는 구성원과 회사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선순환이 이루어지리라 기대된다.
- Vol.469
25년 01/02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