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pecial Issue Intro 01 2025년 산업계 전망
산업연구원 소개
산업연구원은 국내외 산업과 무역 및 통상 분야를 서로 연계하여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국내 유일의 국책연구기관이다. 한국경제의 산업 발전과 무역 증대를 지원하기 위해 1976년에 설립된 산업연구원은 근 50년 동안 우리나라 산업과 무역정책 수립의 싱크탱크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왔다. 또한 산업연구원은 미래 제조업의 발전 전략,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융합 발전, 지역산업의 혁신 생태계 구축 방향, 신통상 정책의 수립 등 국가 산업 발전 전략을 제시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산업전환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할 인공지능, 디지털, 공급망, 탄소중립, 경제 안보 등의 주제에 대하여 산업별 대응 전략과 다양한 정책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2025년 산업 전망 개관
2025년 우리 산업계 앞에는 대외적으로 글로벌 산업 및 통상환경의 대전환, 미·중 갈등에 따른 공급망, 경제 안보, 지정학 관련 현안이 놓여 있다. 대내적으로는 경기 침체와 투자 위축, 인건비와 원자재 비용의 상승, 인구감소와 노동력 부족 등 도전적이고 불확실한 비즈니스 환경이 놓여 있다.
특히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글로벌 산업 및 통상환경의 변화는 전 세계의 경제성장, 공급망, 무역과 투자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아울러 미국이 주도하는 관세의 부활은 원료와 부품, 중간재와 최종재 가격을 상승시킬 수 있으며, 이는 글로벌 공급망에 상당한 파급 효과가 예상된다. 게다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 IRA)의 일부 조항에 대한 조정은 청정기술 제조와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투자에도 영향을 미친다. 본 고에서는 먼저 우리 산업계가 2025년 전략과 우선순위를 수립하는 데 고려해야 하는 글로벌 최신 산업 이슈를 몇 가지 살펴본다.
<'2025년 KIET 경제 및 산업 전망' 재구성>
글로벌 최신 산업 이슈
산업계는 이미 AI(Artificial Intelligence) 및 생성형 AI에 대한 투자와 활용을 시작했으며, 이런 움직임은 2025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AI 및 머신러닝에 대한 투자는 계속 증가할 예정이며, AI의 도입과 활용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AI의 활용은 기업의 디지털 전환 전략의 일환이며, AI 도입의 성공 여부는 조직에서 어느 정도의 수익과 가치를 창출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AI 도입의 전제 조건은 양질의 데이터에 대한 충분한 접근과 검증이 수반되는 것이다. 따라서 AI 도입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확보 및 관리에 대한 투자가 필수적이다. 역으로, 많은 기업이 AI 도입과 구현의 가장 큰 장애물로 데이터의 품질 및 검증 문제를 꼽기도 한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고 AI 투자에 대한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업계는 강력한 데이터 기반 AI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또한 업계는 비용 상승과 불확실성 하에서 차세대 AI를 포함해 투자 대상 AI를 식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효율성과 생산성 향상 및 비용 절감은 AI 구현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중요한 이점이다. 앞으로 AI 및 머신러닝이 클라우드나 SaaS(Software as a Service) 등 다른 스마트 제조 기술과 비교하여 비즈니스 결과에 훨씬 크게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2025년 산업계는 AI의 활용을 지원하고 발전 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해 운영 모델 정립, 거버넌스 설정, 위험 식별을 포함한 전반적인 AI 및 데이터 전략을 구축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데이터 구성 및 구조화를 통해 AI에 대한 장기 투자를 촉진하는 기반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2021년 9월 'IDC Semiannual Artificial Intelligence Tracker' 재구성>
2) 비용 vs. 탄력성, 균형 있는 공급망 재편 전략
혹시 발생할 수 있는 공급망 혼란과 그에 따른 물류 차질과 비용 증가를 해결하기 위해 민첩성과 효율성이 중요하다. 팬데믹 이후 공급망 문제가 상당히 개선되었지만, 불안감은 여전히 남아 있다. 아직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는 회복되지 못했다. 특히 중동전쟁에 기인한 홍해의 선박 공격과 같은 글로벌 공급망 혼란이 지속되고 있고, 운송과 물류비용은 여전히 높다.
2025년에 산업계는 다음과 같은 요인으로 인해 지속적인 공급망 위험 및 중단, 잠재적 지연 및 비용 상승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지정학적 긴장 및 전쟁 요인은 배송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다. 예를 들어, 홍해의 유조선과 선박들은 후티 반군의 공격을 피해 항로를 변경하고 있다. 노선 변경에 따른 운송시간 증가는 전 세계 물류비용에 악영향을 미친다.
다음으로, 원료 조달과 생산, 운송, 보관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인 노동력 부족은 2025년 가치사슬 전반에 걸쳐 비용 증가와 지연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파업과 이직 등으로 생산에 차질이 생기고, 그로 인해 배송 속도가 더 느려질 수 있다. 공급망 내의 노동시장 혼란은 전 세계적으로 점점 더 확대되고 있다. 그리고 임금과 함께 원자재 가격은 향후 더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미국의 정권 교체에 따른 정책 변화는 지정학적 긴장, 보호무역과 관세, 경제 안보 중심의 산업정책 등 여러 경로로 글로벌 공급망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미국의 온쇼어링(onshoring)과 리쇼어링(reshoring) 정책은 생산비용과 회복탄력성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방식으로 공급망 재편에 속도를 붙인다. 관세 부과와 같은 무역 불확실성도 공급망 문제의 주요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팬데믹 이후 공급망 압박이 완화됨에 따라, 기업들은 회복탄력성 강화와 최적화된 비용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새로운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무역 다변화, 인수합병 추진, 파트너십 강화, 내부 역량 구축과 같은 조치는 기업이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 2025년에 예상되는 공급망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러한 접근 방식은 여전히 유효해 보인다.
3) 청정기술 투자는 미래 성장동력
청정기술 제조에 대한 투자는 지속되고 있지만 전반적인 투자 규모는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계의 전기화 및 탈탄소화에 대한 노력은 지속되고 있으며, 이는 배출량 축소에 대한 전 지구적인 관심과 일치한다. 기업은 전기화 및 배출량 감소 추세에 맞추어 포트폴리오를 전환하고 있다. 그리고 탄소중립 목표를 향한 친환경 기술 제품을 제조하는 데 표적화된 투자를 계속할 전망이다. 기업은 전기화와 청정에너지 전환을 통해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2025년을 내다보면 청정기술 제품의 개발 및 확대에 대한 투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몇 가지 요인이 있다. 첫째, 트럼프의 당선으로 친환경 정책의 후퇴가 예상된다. 이에 따라 기업은 2025년의 정책 방향 변화를 관망하는 접근 방식을 채택할 수 있다. 트럼프의 당선은 전 세계의 기후 및 환경정책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는 결국 청정기술에 대한 고객의 수요뿐만 아니라 기업의 투자 의지에도 영향을 미친다.
둘째, 청정기술과 제품에 대한 수요는 탄소배출에 대한 규제 강화 외에도 고객이 기꺼이 지불할 의향이있는 ‘녹색 프리미엄’에 의해 주도된다. 기업은 생산비용이 상승하면 이 비용의 일부를 고객에게 전가한다. 고객이 지불하는 가격이 올라갈수록 친환경 프리미엄을 정당화하는 것이 어려워진다. 반대로, 원료 및 중간재 가격이 하락하면 기업은 생산 단가를 낮출 수 있고, 결과적으로 녹색 프리미엄도 떨어진다.
셋째, 미국이 주도하는 글로벌 금리인하 가능성이다. 금리가 인하되면 청정기술과 제품에 대한 추가 투자 및 기업지출이 증가할 수 있다. 그러나 만약 트럼프가 무역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면 수입 물가는 상승하고, 인플레이션을 잡는 것은 어려워진다. 물가가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면 금리인하 가능성은 그만큼 낮아진다. 외환시장에서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것은 미국의 금리가 높기 때문이다.
반도체 시장 전망
2025년 반도체 시장은 AI가 강력한 수요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에, 전자제품과 소비자 가전용 반도체 수요는 위축될 전망이다. 그리고 반도체 시장은 계속해서 미·중 간 패권 경쟁에 의해 지배될 것이다. 미국, 유럽, 일본과 같은 반도체 수요국은 중국과 같은 아시아 생산자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은 부분적인 성공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공장 가동이 1년 이상 지연된 TSMC의 미국 애리조나 공장이 마침내 2025년에 문을 열기 때문이다. 반면에, 인텔의 독일 공장은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추진이 불투명해졌다.
미국의 대중 수출통제와 압박은 첨단과 범용을 아울러 강도 높게 진행될 예정이다. 또한 미국은 해외직접제품규칙(Foreign Direct Product Rule)을 근거로 활용하여, 미국 기술을 사용하는 반도체와 장비의 수출을 막는 형태로 무역 장벽을 높일 수 있다. 한편, 대중 국제 공조에 대한 트럼프의 일방적 및 독자적 접근법은 바이든 정부의 방식과는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한국, 대만, 일본, 네덜란드와 같은 동맹국들이 향후 중국을 어떻게 대할지, 그 결정을 더 어렵게 만든다.
자동차 시장 전망
2025년에도 신차 판매는 계속해서 성장할 것으로 보이나, 보호무역의 강화와 친환경 정책의 후퇴로 인해 전기차(Electric Vehicle, EV)로의 전환은 지연될 전망이다. 특히 미국의 대통령 선거 결과는 우리 자동차산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무역적자를 개선하려는 트럼프는 한국의 대미 최대 흑자 품목인 자동차에 주목하고 있다. 트럼프는 집권 1기 때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부과를 검토했다. 당시에는 관세가 부과되지 않았지만, 돌아온 트럼프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에 대해 우리 업계와 당국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편 트럼프는 전기차에 대해서도 관세를 비롯하여 기존 보조금과 각종 혜택을 줄일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보급을 확대하려는 바이든의 정책을 철회할 가능성도 있다.
관세와 같은 무역 장벽이 높아지면 자동차 시장의 성장은 지체된다. 그리고 공급망에 혼란이 발생하면 자동차와 부품의 가격은 인상된다. 높아진 자동차 가격 때문에 수요는 감소하고, 기업은 수익성 개선에 시간이 걸리게 된다. 2025년에도 계속되는 보호무역 추세, 미·중 간의 치열한 경쟁, 탄소중립 목표를 향한 속도는 자동차 업계에 리스크로 작용할 전망이다. 자동차는 계속해서 인공지능(AI)이 통합되고 디지털화될 것이지만, 자율주행 자동차의 상용화에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 Vol.469
25년 01/02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