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ISSUE
Intro

지속 가능한 K-방산 도약, 방향성 있는 준비

글. 서혁
(사)한국방위산업진흥회
방산정책연구센터장
육군사관학교와 서울대학교 통계학 석사를 거쳐, 충남대학교 경영학 박사를 취득했다. 육군본부 분석평가단 비용분석과장을 거쳐, 방위사업청 인사운영팀장, 기동화력사업 전차사업팀장, 무인사업부 전술 무인기사업팀장을 역임하였다. 현재는 ㈔한국방위산업진흥회 방산 정책연구센터장을 역임하고 있으며, 전문 분야인 한국 방산정책, 방위사업체계 등에 관한 연구를 지속해 오고 있다.
한국과 글로벌 방산시장의 키워드
최근 인터넷과 유튜브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주제 중 하나는 “방위산업”이다. 이는 글로벌 안보 상황이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아직 끝나지 않은 우크라이나 전쟁은 유럽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국방력 강화, 국방예산 증액, 무기체계 구매 소요 증가 등의 변화를 불러왔고, 전 세계 무기 거래량은 매년 역대 최고액을 갱신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무기를 사고파는 계약적 행위나, 전쟁을 준비하는 국가적 행위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방위산업의 경제적 가치가 재발견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방위산업은 기술과 안보가 합쳐진 산업 분야로서, 선진국의 경우 방위산업을 국가 전략산업, 혹은 종합적 융복합산업으로 인식하고 있다.
즉, 각 나라의 국방비, 특히 방위력을 개선하기 위한 국방비는 국가가 직접 펀딩하는 최대 규모의 재원이다. 국가가 존재하는한 안정적 시장이 존재하고, 이러한 예산을 지속 투자 및 증액하는 것은 해당 정부의 국가 안보 마케팅 홍보 효과와 국민적 지지를 얻을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수단이 된다. 특히, 한국에서는인구 상황, 대내외 안보 상황, 정치·경제·군사 상황 등을 고려할때 정부가 방산시장을 중요하게 여기고 정책적 지원을 하는 것은 매우 상식적이고 전략적인 접근이라 할 수 있다.


그림1 대한민국에서 방위산업의 위상 <방위사업교육원 교재 중 발췌>




한국이 끊임없이 준비하고 발전시켜온 것들
대한민국은 한국전쟁 이후 70년 넘게 전쟁을 염두에 두고 국가를 운영해 왔다. 휴전 이후 실제 전쟁을 수행하지는 않았지만, 전쟁을 대비하기 위해 국방과학연구소와 같은 무기체계 연구개발 전문기관을 설립하여 운용 중이고, 무기를 생산할 수 있는 방산업체와 함께 다양한 무기체계를 개발하고 생산하여 육해공군 부대에 배치하고 전력을 강화시켜 왔다.
한국은 두뇌가 뛰어나고 손기술이 좋고 부지런하며 창의적이고 집중력이 뛰어난 한국인의 성향과 합해져서 전 세계가 인정하는 무기 개발과 생산 능력을 가지고 있다. 또한, 최고의 품질 전문가들로 구성된 품질보증 기관, 까다로운 시험평가 기관 등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다.
한국 방위산업은 기본화기의 수입을 대체하고 전 국가적 차원의 방위사업을 추진해온 1970년대 태동기를 시작으로 2000년대 초부터 첨단 무기체계를 본격적으로 개발하였다. 이때부터 방위사업법에 의해 경쟁체계를 도입하여 투명성과 전문성을 높였고, K-9 자주포와 같은 무기체계의 수출산업화를 추진하였다. 방위산업을 시작한 지 50년 만에 소총 한 자루도 못 만드는나라에서 이제는 전투기와 헬기, 이지스 전투함과 잠수함, 세계 시장을 주름잡는 K-2전차와 같은 무기를 생산하여 수출하는 세계 10위권 방산 선진국이 되었다.


그림2 세계 무기수출 순위 <연합뉴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




K-방산 생태계와 특징
방위산업은 국가적 차원에서 지원하고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국방부와 방위사업청, 대형 방산업체, 국과연 등과 같은 기관들만의 일이 아니라 국내 중소기업의 탄탄한 방산기반에서부터 시작하여 각종 연구소와 학회, 대학에서 그 저변을 키워야 하고 산업부와 외교부, 정보기관 등에서도 협업해야 할 요소들이매우 많다. 그뿐 아니라, 정책적인 금융지원도 반드시 수반되어야 하므로 범정부 차원의 컨트롤 타워가 필요한데, 지난 정부에서 추진한 안보실 산하 ‘방산수출전략회의’와 같은 협의체가 바로 그와 같은 역할을 한다.
한국 방위산업 생태계에는, 해마다 그 전문성을 높아져 가고있는 방위사업청이라는 “최고의 방위사업 전문기관”이 존재하며, 세계적 수준의 국방연구개발 기관인 국방과학연구소, 품질관리 전문기관인 국방기술품질원, 국방기술기획과 방산진흥 전문기관인 국방기술진흥연구소와 같은 출연기관들이 서로 협업을 이루고 있다. 또한, 이에 더해 80여 개의 방산업체와 수백 개의 협력 업체들이 국방기술을 개발하고, 그 기술을 토대로 하여 무기체계를 개발 및 생산하고 있다. 그런데 게임 체인저 급의 국방기술을 개발하고 무기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출연기관과 방산업체뿐만 아니라 민간 연구기관, 학교의 연구소 등의 협업과 더불어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외교부, 국정원과 같은 정보기관 등의 협업도 필요하다. 그리고 정책금융기관과 민간 금융기관의 보증, 대출, 세제 지원 등의 적극적 조치도 반드시 요구되는 부분이다. 이 모든 것이 한국의 방산 생태계를 구성하는 요소들이다.


그림3 K-방산 생태계 <산업연구원, 일부내용 재편집>



그림4 K-방산의 시대별 특징과 현재의 상황 <방위사업청 홍보자료, 일부편집>




지속 가능한 K-방산 발전을 위한 우리의 과제
지속 가능한 K-방산의 발전을 위해서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현재의 성과에 만족하거나 안주하지 말고 지금이 바로 ‘위기의 시대’임을 인식하여 ‘현상유지’가 아닌 ‘지속 가능성과 제2의 도약’을 해야 하는 시대라는 공감대 형성이다. 더 발전할 것인지, 아니면 서서히 쇠퇴할 것인지는 새로운 정부가 출범하고 향후 3년 이내에 결정되리라 본다.
둘째로, 한국 방위산업을 이끄는 국방부와 방위사업청, 방산업체 등 모든 방산 생태계에 포함되는 이해관계자들은 무기체계 수출대상국의 확대, 수출 무기체계의 다양성을 위해 “ONE TEAM”이 되어 온 힘을 쏟아야 한다. 이를 위해, 현재 한국산 무기를 사용하고 있는 국가에 최고의 후속 군수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현재 협상 중인 수출 대상 국가에는 단순히 무기판매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해당 국가의 기술협력 생산, 현지생산시설 구축, 무기체계 공동개발 등과 같은 산업협력을 통해 그들의 방산기반을 강화시켜 상생할 수 있는 방안들을 모색하여야 한다.
셋째는 글로벌 방산동향에 대한 적시적인 연구와 영향 요소에 대한 판단, 그리고 이에 대한 발빠른 대응 전략수립이다. 특히, 새로운 시장개척 차원에서 미국시장 진출을 위한 MRO(Maintenance/Repair/Overhaul, 정비ㆍ수리ㆍ완전분해), RDP A(Reciprocal Defense Procurement Agreement, 상호국방조달 협정) 체결과 이를 위한 정책과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또한, EU와의 방산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유럽의 변화, 정책 추세, 방산현황 등에 대해 연구하는 한편, 정부 차원의 수출지원정책 등을 도출해야 한다. 또한, 한국 방위산업의 국가 첨단산업화 전략이 제대로 구현되고, 나아가 국제평화와 올바른 국제질서가 확립될 수 있도록 국가별 안보특성과 방산특성에 맞는 맞춤형 전략수립, 상대적으로 약한 남미와 아프리카 지역의 시장개척 활동 지원을 활성화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번 방산분야 스페셜 에디션에서는 K-방산 50년사와 미래전망, 글로벌 방산시장의 도전과 기회, 그리고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미국의 인도-태평양지역 전략과 한국의 새로운 기회와 국방 우주산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조치들, 방산수출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지원책 등을 중심으로 해당 분야 최고의 전문가들의 글을 통해 「기술과 혁신」 독자들에게 전달이 되는 소중한 기회를 만들고자 한다.


그림5 글로벌 방산동향에 대한 연구 체계(미국과 EU의 사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