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ISSUE
01
K-방산 50년: 역사와 미래 전망
![]() | 글. 김호성 국립창원대학교 교수 |
서울대학교에서 기술경영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방위사업청, 국방기술품질원, 국방과학연구소에서 근무하였고, 주요 저서는 「글로벌 방위산업 트렌드(2020)」, 「중국 국방혁신(2022)」, 「대한민국 방위사업 50년 그리고 미래(2024)」 등이 있다. 현재, 한국방위산업학회의 회장을 역임하고 있다.
안보위기 속에서 태동한 한국 방위산업(1970년대)
대한민국 방위산업은 1970년대, 급변하는 안보 상황 속에서 출발했다. 6·25전쟁 이후 우리 군은 미국의 군사원조에 의존했지만, 1969년 닉슨 독트린 발표와 주한미군 감축은 자주국방의 절박함을 일깨웠다. 정부는 ‘안보의 외세 의존은 곧 위기’라는 인식 아래 자체적인 방산 역량 구축에 나섰다.
이에 따라 1970년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설립되었고, 1971년에는 우리 손으로 무기를 만들겠다는 목표로 ‘번개사업’이 추진되었다. 번개사업은 M16 소총, 박격포, 수류탄 등 기본 병기의 국산화를 시도한 초기 방위사업이었다. 기술과 경험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번개사업은 국내 기술력으로 무기를 생산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이 흐름은 1974년 율곡사업으로 이어졌다. ‘국방 8개년 계획’으로 불린 율곡사업은 병기의 국산화와 첨단화, 그리고 방위력 증강을 목표로 한 종합적인 중장기 사업이었다. 당시 국산화 대상은 소화기뿐 아니라 자주포, 전차, 항공기 등으로 확장되었고, 이는 방산업이 중화학공업의 축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다.
초기 무기 개발은 주로 외산 장비의 ‘역설계(Reverse Engineering)’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외국 무기를 분해·분석해 유사하게 제작하는 이 방식은 기술 수준이 낮던 시절에 유일한 선택지였다. 동시에 창원과 구미 등지에는 방산전용 공업단지가 조성되어 생산 기반이 마련되었고, 민간 기업과의 협업도 확대되었다.
대표적인 성과로는 M16 소총의 국산화, K2 기관단총의 개발, 박격포와 탄약류의 생산체계 확립 등이 있다. 1970년대 방위산업은 아직 걸음마 단계였지만, 무기 국산화와 산업기반 조성이라는 두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며 ‘우리 손으로 우리 군을 지킨다’는 철학을 실현하기 시작한 시기였다.
이에 따라 1970년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설립되었고, 1971년에는 우리 손으로 무기를 만들겠다는 목표로 ‘번개사업’이 추진되었다. 번개사업은 M16 소총, 박격포, 수류탄 등 기본 병기의 국산화를 시도한 초기 방위사업이었다. 기술과 경험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번개사업은 국내 기술력으로 무기를 생산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이 흐름은 1974년 율곡사업으로 이어졌다. ‘국방 8개년 계획’으로 불린 율곡사업은 병기의 국산화와 첨단화, 그리고 방위력 증강을 목표로 한 종합적인 중장기 사업이었다. 당시 국산화 대상은 소화기뿐 아니라 자주포, 전차, 항공기 등으로 확장되었고, 이는 방산업이 중화학공업의 축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다.
초기 무기 개발은 주로 외산 장비의 ‘역설계(Reverse Engineering)’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외국 무기를 분해·분석해 유사하게 제작하는 이 방식은 기술 수준이 낮던 시절에 유일한 선택지였다. 동시에 창원과 구미 등지에는 방산전용 공업단지가 조성되어 생산 기반이 마련되었고, 민간 기업과의 협업도 확대되었다.
대표적인 성과로는 M16 소총의 국산화, K2 기관단총의 개발, 박격포와 탄약류의 생산체계 확립 등이 있다. 1970년대 방위산업은 아직 걸음마 단계였지만, 무기 국산화와 산업기반 조성이라는 두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며 ‘우리 손으로 우리 군을 지킨다’는 철학을 실현하기 시작한 시기였다.
위기와 도전 속 한국 방위산업의 지난한 여정(1980~2000년대 초)
1980년대에 접어들며 방위산업은 성장의 이면에 잠재해 있던 다양한 위기와 한계에 직면했다. 전두환 정부는 방위산업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국방과학연구소(ADD)의 기능을 축소했고, 이에 따라 기술 개발의 추진력도 약화되었다. 특히 외산 무기 선호 분위기와 방산 비리 등의 문제는 방산 생태계 전반에 대한 신뢰 저하로 이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차 율곡사업(1982~1988)과 3차 율곡사업(1989~1995)은 한국형 무기체계 개발을 지속하게 했다. 이 시기에는 K1 전차, K200 장갑차, 천마(단거리 방공무기) 등 독자적인 무기체계의 개발이 이루어졌으며, 국방과학기술의 축적이 점차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기술적 자립 수준은 여전히 낮았고, 대외의존 구조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당시 가장 큰 과제는 제도와 조직의 비효율이었다. 무기 획득과정의 투명성 부족과 기획·개발·획득 간의 연계 미비는 방산산업 전반에 구조적 비효율을 낳았다. 이를 해결하고자 1999년부터 국방개혁이 본격화되었고, ‘국방개혁 2020’의 일환으로 방위력개선사업과 국방획득체계의 개선이 추진되었다.
2000년대 초반에는 정보화전과 정밀무기 중심의 군사 전략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첨단 기술 개발이 강조되었다. 국산 항공기 T-50 고등훈련기와 KT-1 기본훈련기의 개발이 본격화되었으며, 유도무기 분야에서는 현무 미사일 시리즈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흐름은 2006년 방위사업청의 출범으로 이어지며, 한국 방위산업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차 율곡사업(1982~1988)과 3차 율곡사업(1989~1995)은 한국형 무기체계 개발을 지속하게 했다. 이 시기에는 K1 전차, K200 장갑차, 천마(단거리 방공무기) 등 독자적인 무기체계의 개발이 이루어졌으며, 국방과학기술의 축적이 점차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기술적 자립 수준은 여전히 낮았고, 대외의존 구조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당시 가장 큰 과제는 제도와 조직의 비효율이었다. 무기 획득과정의 투명성 부족과 기획·개발·획득 간의 연계 미비는 방산산업 전반에 구조적 비효율을 낳았다. 이를 해결하고자 1999년부터 국방개혁이 본격화되었고, ‘국방개혁 2020’의 일환으로 방위력개선사업과 국방획득체계의 개선이 추진되었다.
2000년대 초반에는 정보화전과 정밀무기 중심의 군사 전략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첨단 기술 개발이 강조되었다. 국산 항공기 T-50 고등훈련기와 KT-1 기본훈련기의 개발이 본격화되었으며, 유도무기 분야에서는 현무 미사일 시리즈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흐름은 2006년 방위사업청의 출범으로 이어지며, 한국 방위산업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다.
방위사업청 출범, 한국 방산의 전환점
2006년 1월 방위사업청의 출범은 대한민국 방위산업의 역사에서 결정적인 전환점이었다. 그 이전까지 무기 획득은 국방부, 합참, 각 군 본부, 조달본부 등 여러 기관에 분산되어 있어 체계적이지 못했고, 절차의 비효율성과 방산비리 등 투명성 문제도 빈번히 지적되었다. 방위사업청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탄생한 전담 조직으로, 무기획득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강화하고,
책임 있는 제도 운용을 위한 통합체계를 구축하였다.
방위사업청은 단순한 조직 통합을 넘어, 방위사업의 전 생애주기 관리체계 도입, 사업 투명성 제고, 방위산업 기반 육성, 그리고 방산수출 확대를 핵심 과제로 설정했다. 특히 국방획득 분야에 전문성을 접목하고, 경쟁체계와 절차 투명성을 강화함으로써 방산 환경 전반에 구조적 개혁이 시작되었다.
이 시기를 전후하여 한국은 자국산 무기의 글로벌 경쟁력을 본격적으로 확보하기 시작했다. K9 자주포, FA-50 경공격기, K-2 전차, 천무(다연장 로켓) 등은 기술적 완성도, 가격 경쟁력, 작전 운용 효율성 측면에서 국제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았고, 실제 수출로 이어졌다. 이들 무기체계는 모두 국내 기술을 중심으로 개발된 대표적 국산 무기로, ‘K-방산’의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방산 수출 실적도 괄목할 성장을 보였다. 2010년대 중반까지 연간 수출액은 10억~30억 달러 수준에 머물렀지만, 2022년에는 170억 달러를 돌파하며 세계 10위권 방산 수출국으로 도약했다. 폴란드, 호주, 이집트, 인도네시아 등과의 대형 계약이 잇따랐고, K-방산은 단순 수출을 넘어 전략적 안보 협력의 매개로 기능하게 되었다.
이와 함께 국방 R&D 구조에도 변화가 일었다. 국방 AI, 빅데이터, 첨단 센서, 무인체계 등 4차 산업혁명 기술과의 융합이 본격화되었고, 방위사업청은 이러한 흐름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정책과 전략을 수립해 나갔다. 기술혁신, 산업 육성, 국제 협력의 선순환이 시작된 이 시점부터 한국 방위산업은 단순한 병기 생산을 넘어 ‘첨단 융복합 기술 산업’으로 진화하기 시작했다.
방위사업청은 단순한 조직 통합을 넘어, 방위사업의 전 생애주기 관리체계 도입, 사업 투명성 제고, 방위산업 기반 육성, 그리고 방산수출 확대를 핵심 과제로 설정했다. 특히 국방획득 분야에 전문성을 접목하고, 경쟁체계와 절차 투명성을 강화함으로써 방산 환경 전반에 구조적 개혁이 시작되었다.
이 시기를 전후하여 한국은 자국산 무기의 글로벌 경쟁력을 본격적으로 확보하기 시작했다. K9 자주포, FA-50 경공격기, K-2 전차, 천무(다연장 로켓) 등은 기술적 완성도, 가격 경쟁력, 작전 운용 효율성 측면에서 국제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았고, 실제 수출로 이어졌다. 이들 무기체계는 모두 국내 기술을 중심으로 개발된 대표적 국산 무기로, ‘K-방산’의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방산 수출 실적도 괄목할 성장을 보였다. 2010년대 중반까지 연간 수출액은 10억~30억 달러 수준에 머물렀지만, 2022년에는 170억 달러를 돌파하며 세계 10위권 방산 수출국으로 도약했다. 폴란드, 호주, 이집트, 인도네시아 등과의 대형 계약이 잇따랐고, K-방산은 단순 수출을 넘어 전략적 안보 협력의 매개로 기능하게 되었다.
이와 함께 국방 R&D 구조에도 변화가 일었다. 국방 AI, 빅데이터, 첨단 센서, 무인체계 등 4차 산업혁명 기술과의 융합이 본격화되었고, 방위사업청은 이러한 흐름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정책과 전략을 수립해 나갔다. 기술혁신, 산업 육성, 국제 협력의 선순환이 시작된 이 시점부터 한국 방위산업은 단순한 병기 생산을 넘어 ‘첨단 융복합 기술 산업’으로 진화하기 시작했다.
글로벌 K-방산, 도전과 과제
2020년대 들어 ‘K-방산’은 세계 방산 시장에서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기 시작했다. 한류의 문화적 영향력, 경제력, 가격 경쟁력, 신속한 납기와 유연한 계약 조건이 결합되며, K-방산은 신뢰와 품질의 상징으로 인식되고 있다.
2022년 한국은 폴란드와 17조 원 규모의 대형 방산 계약을 체결했다. K-2 전차, K9 자주포, K239 천무, FA-50 항공기 등 다양한 무기체계가 수출되었고, 이는 단순한 무기 거래를 넘어 한국의 전략적 안보 파트너로서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되었다. 앞으로 폴란드와의 2차 계약을 비롯해, K-방산의 글로벌 성공 사례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도전 과제도 분명하다. 첫째, 수출 무기체계가 재래식 무기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이다. 미국이 팔란티어, 안두릴과 같은 기술 중심 방산 스타트업을 적극 육성하는 것과 달리, 한국은 첨단 분야 개척이 더딘 편이다. 새로운 기술 영역에서의 ‘챔피언 기업’ 육성이 시급하다. 둘째, 방산 생태계의 불균형이다. 대기업 중심의 구조 속에서 중소기업은 기술력, 자금력, 인력 면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하며, 이를 보완할 성장 사다리나 유인 장치도 부족한 실정이다. 셋째, 핵심 부품의 자립도가 낮다. 정밀센서, 반도체 부품, 항공엔진 등 일부 전략 기술은 여전히 해외 의존도가높아, 기술 주권 확보가 시급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넷째, 국제 정세의 불확실성도 무시할 수 없는 변수다. 지정학적 리스크, 외교 갈등, 수출 통제 제도 등은 한국 방산 수출 전략에 지속적인 위협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복합무역, 현지 생산, 기술 협력 등 전략적 외교와 산업 모델이 병행되어야 한다.
앞으로 K-방산은 기술력, 정책, 외교가 융합된 전략 산업으로서 더욱 정교한 조정과 지속적인 혁신이 요구된다. 단순한 수출국을 넘어, ‘책임 있는 글로벌 방산 리더’로 도약하기 위한 토대는 지금부터 착실히 마련되어야 한다.
2022년 한국은 폴란드와 17조 원 규모의 대형 방산 계약을 체결했다. K-2 전차, K9 자주포, K239 천무, FA-50 항공기 등 다양한 무기체계가 수출되었고, 이는 단순한 무기 거래를 넘어 한국의 전략적 안보 파트너로서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되었다. 앞으로 폴란드와의 2차 계약을 비롯해, K-방산의 글로벌 성공 사례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도전 과제도 분명하다. 첫째, 수출 무기체계가 재래식 무기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이다. 미국이 팔란티어, 안두릴과 같은 기술 중심 방산 스타트업을 적극 육성하는 것과 달리, 한국은 첨단 분야 개척이 더딘 편이다. 새로운 기술 영역에서의 ‘챔피언 기업’ 육성이 시급하다. 둘째, 방산 생태계의 불균형이다. 대기업 중심의 구조 속에서 중소기업은 기술력, 자금력, 인력 면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하며, 이를 보완할 성장 사다리나 유인 장치도 부족한 실정이다. 셋째, 핵심 부품의 자립도가 낮다. 정밀센서, 반도체 부품, 항공엔진 등 일부 전략 기술은 여전히 해외 의존도가높아, 기술 주권 확보가 시급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넷째, 국제 정세의 불확실성도 무시할 수 없는 변수다. 지정학적 리스크, 외교 갈등, 수출 통제 제도 등은 한국 방산 수출 전략에 지속적인 위협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복합무역, 현지 생산, 기술 협력 등 전략적 외교와 산업 모델이 병행되어야 한다.
앞으로 K-방산은 기술력, 정책, 외교가 융합된 전략 산업으로서 더욱 정교한 조정과 지속적인 혁신이 요구된다. 단순한 수출국을 넘어, ‘책임 있는 글로벌 방산 리더’로 도약하기 위한 토대는 지금부터 착실히 마련되어야 한다.
※부록. 대한민국 방산업체(83개사) 소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