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R&D 나침반
비행기보다 빠른 미래 철도 ‘하이퍼튜브’가 온다
글. 김영준 전자신문 기자 |
국민대학교를 나왔다. 전자신문에서 정부출연 연구기관 및 KAIST 등을 출입하며 과학기술 분야 전반을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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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속 하이퍼튜브 철도인프라 핵심기술 <국토교통부>

철도 교통은 등장 이후 많은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도 주요 이동 수단으로 자리매김해 있다. 그리고 지속적인 발전을 이루며 미래로 나아가고 있다. 그 본격적인 시작은 200년 전. 영국 스톡턴~달링턴 구간에서의 역사적인 화물 철도 부설이었다. 세계 최초 증기기관차 상용화 사례이자 근대 철도 교통 시스템의 시작점으로 기록될 사건이었다. 이후 지난 200년 동안 많은 변화를 겪었는데, 주요 관건중
하나가 지면 마찰을 줄이는 것이다. 먼 과거 여러 문명에서 길에 홈을 파 수레바퀴가 잘 굴러가게 했는데, 이것에서 발전한 철도의 레일이 열차의 지면 마찰을 줄이는 핵심 역할을 하게 됐다.
동력원 변화도 이목을 끈다. 물을 끓여 발생한 증기를 이용하는 증기기관차를 시작으로 디젤 기관차, 전기를 이용한 기관차로 동력원 변화가 이뤄졌고, 이는 속도 향상으로 이어지며 현재에 이르렀다. 역설적이게도 이렇게 속도가 빨라질수록 걸림돌도 커졌다. 바로 공기 저항이다. 공기 저항은 빠를수록 강해져, 관련 대처 방안 마련이 고속 철도의 주요화두가 되기도 했다. 이런 지면 마찰, 공기 저항을 아예 없애려는 시도가 우리가 기존에 알던 철도 교통의 틀을 벗어나는 결과물로 구체화 됐다.
철도는 좁은 의미에서는 침목 지지대 위에 놓은 궤도(레일)을 뜻하지만, 넓은 의미에서는 철도 위를 달리는 차량과 시설 모두를 포함한다. 그런데 최근 정부가 연구 본격화를 알린 ‘하이퍼튜브’는 이런 겉모양, 원리와 큰 차이를 보인다. 하이퍼튜브 기본 개념은 공기를 뺀 원통형 기밀 튜브 안에 밀폐 캡슐을 자기부상 기술로 띄워 고속으로 주행케 하는 것이다. 하이퍼튜브 차량의 전자석, 튜브 내부 전자 레일 사이 자기장이 하이퍼튜브 추진 원동력이다. 자기장의 반발력으로 자기부상도 함께 이뤄진다. 아진공 환경에서는 공기가 없으니, 당연히 운송체가 공기 저항을 받지 않는다. 또 운송체가 떠 있는 상태다 보니 마찰도 없다. 기존의 틀을 벗어나면서 철도 교통의 2개 난제를 단번에 해결하는 꿈같은 얘기다. 개발 목표를 달성한다면 하이퍼튜브 주행 속도는 1,200km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무정차 운행을 기준으로는 서울역에서 부산역까지 20분 내 주파가 가능한 수준이다.
과거를 돌이켜 보면 처음 등장한 증기기관차는 고작 시속 9km로 달릴 수 있었다. 2004년 등장한, 현재 주류인 KTX는 1시간에 300km 거리를 주파하고, 신형인 ‘해무’는 속도가 시속 400km를 넘는다. 그동안 발전도 눈부시지만, 하이퍼튜브는 아득히 높은 속도를 자랑하는 것이다. 심지어 순항 속도가 시속 900km 수준인 비행기보다도 빠르다. 빠른 속도는 많은 시간당 운행 횟수로 이어진다.

속도 외에 다양한 장점들을 내재하고 있다. 튜브 안을 달린다는 방식 특성상 눈이나 비와 같은 기상 상황 영향을 전혀 받지 않는다. 친환경성도 특장점이다. 직접 탄소 배출이 없고, 마찰이 없으니 분진도 발생할 일이 없다. 게다가 기존 철도 교통 체계의 장점도 공유한다. 여타 교통수단보다 많은 사람·화물을 옮길 수 있으며, 그 역이 공항보다 접근성이 뛰어나고 이용도 편리하다.
사실 이런 하이퍼튜브 청사진은 근래에 튀어나온 것이 아니다. 진공 튜브, 자기부상 기술을 융합한다는 하이퍼튜브 개념은 예전부터 있었다. 장점이 많아전 세계 연구계에서는 관심이 컸으며, 지금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세계 철도 선진국들이 연구개발(R&D)에 뛰어든 핵심 미래 교통 분야지만,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문 탓에 연구가 본격화되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렸다.
이런 와중에 사람들에 관련 개념을 폭넓게 알린 사건이 지난 2013년 벌어진다. 테슬라·스페이스X의 일론 머스크가 ‘하이퍼루프’의 아이디어를 공개하면서다. 하이퍼소닉(초음속), 순환(고리)의 합성어인 하이퍼루프는 우리의 하이퍼튜브와 추진 및 부상 방식의 각론은 다르지만 기본 개념은 유사하다. 당시 일론머스크는 28인승 캡슐을 튜브 안에 띄워 음속 주행하는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비행기로 1시간가량 소요되는 거리를 하이퍼루프로는 30분에 도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후 사람들의 관심이 쏠렸고, 2017년에는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이 투자한 ‘버진 하이퍼루프 원’이 사람이 탈 수 있는 크기의 실험 열차를 구현해 450m 구간을 시속 384km로 달리는 데 성공했다. 지난 2020년에는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테스트용 루프에서 진행된 2명 유인 테스트에서 시속 172km를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버진 하이퍼루프 원은 2023년 말 연구를 접었다. 물론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네덜란드 델프트 공대 연구팀이 창업한 ‘하르트 하이퍼루프’가 2024년 네덜란드 빈담시에 420m 시험센터를 건설해 연구를 진행 중이다. 같은 해 독일 뮌헨공대도 하이퍼루프 테스트 모델을 개발했다. 중국도 우주과학공업집단공사(CASIC)가 일찍이 하이퍼루프 연구에 뛰어들었는데, 지난 2023년 10월, 시속 623km 주행에 성공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올해 초에는 인도도 정부 지원으로 하이퍼루프 테스트용 트랙을 건설, 연구를 본격화하는 등 전세계에서 관련 연구가 확대 일로를 걷고 있다. 앞으로도 더욱 많은 나라와 연구진들이 하이퍼루프 개발에 나설 것이 자명하다.

놀라운 부분은 우리나라가 아주 일찍부터 연구를 시작했다는 점이다. 일론 머스크의 아이디어 제시보다도 4년 앞선 2009년부터다. 그리고 그에 따른 성과도 훌륭하다. 철도 기술 전문인 우리 과학기술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초고속 튜브철도 핵심기술연구’라는 이름으로 연구를 시작, 이내 52분의 1 크기로 축소한, 1kg 미만 모델을 활용해 시속 700km 주행에 성공했다. 세계 최초의 성과다. 2016년부터는 ‘아음속 캡슐트레인 핵심기술개발’ 프로젝트를 과기부 BIG 사업으로 시작, 하이퍼튜브 핵심기술을 개발하고 있는데, 성과가 점점 커졌다. 지난 2020년에는 17분의 1 크기 독자 개발 축소형 하이퍼튜브 공력시험장치로, 시속 1,019㎞ 속도(0.001 기압)를 달성했다. 축소형이긴 하지만, 음속 주행을 이룬 역사적인 첫 사례다. 이 밖에도 캡슐이 앞으로 나가게 하는 고온초전도 전자석을 극저온 냉동기 없이도 긴 시간 동안 운전할 수 있게끔 세계 최초로 개발, 단거리 주행시험에도 성공하기도 했다. 아진공 튜브를 개발하는 성과도 거뒀다. 이런 노력들에 힘입어 우리나라는 공력통합설계, 고온 초전도 추진 및 부상 기술, 초고속 주행 안정화 기술, 교량 및 터널 건축 기술 등 갖가지 영역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다만 한동안은 사업 관련 예비타당성 조사에 연거푸 탈락하면서 R&D 본격화에 속도를 내기 어려웠다. 그런데 최근, R&D에 보다 힘이 실릴 결정이 이뤄졌다. 정부가 올해를 ‘K-하이퍼튜브’ 원년으로 삼고 핵심기술 R&D에 뛰어든다고 밝혔다. 그동안 성과를 내 온 철도연을 주관연구기관으로, 올해 36억8,000만원을 포함해 2027년까지 총사업비 127억원을 투입한다. 이로써 하이퍼튜브 전용선로 역할을 하는 ‘선형 전자기 추진 가이드웨이 기술’, 엔진 역할을 하는 ‘초전도 전자석 시스템, 주행 제어 기술’, 초고속 선형 추진 제어 기술, 초전도 유도반발식 자기부상 기술 등 4가지 기술을 개발하게 된다. 내실있는 사업 추진을 위해 국토부 철도국장을 위원장으로, 세부기술 분야별 민간 전문가가 참여하는 ‘하이퍼튜브 핵심기술 개발 사업 추진 테스크포스(TF)’도 운영하기로 했다. 이미 기술력이 나쁘지 않은만큼, R&D 예산이 적지않게 배정된다면 그 효과도 클 것이다. 다만 실제 하이퍼튜브가 상용화되려면 해소해야 할 기술적 난제도 적지 않다.
하이퍼튜브는 사람이 탑승하는 운송수단이고, 전에 없던 속도로 달리는 만큼 특히 안전과 관련한 세심한 R&D가 필요하다.
대표적인 것이 튜브 내부에서 발생하는 열 문제다. 운송체 추진을 위한 전자코일에 전력이 공급되면 열이 발생한다. 통상 환경이라면 문제가 덜하겠지만, 공기가 거의 없는 튜브 내부는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 공기 대류와 열 이동이 거의 이뤄지지 않아 한정된 공간에서 온도가 급격히 오를 수 있다. 튜브 안이 아진공 상태라는 점도 안전상 고려할 부분이 많다. 만약 운송체가 파손되거나 비상정지 상황이 발생했을 때 운송체 내부 산소 확보 방안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승객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물론 이런 문제들은 곧 기술적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고, 하이퍼루프는 향후 주요한 철도 교통수단이 될 것이라는 견해가 적지 않다. 매력적일 만큼 높은 속도를 무기로 더욱 많은 사람들이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동력원 변화도 이목을 끈다. 물을 끓여 발생한 증기를 이용하는 증기기관차를 시작으로 디젤 기관차, 전기를 이용한 기관차로 동력원 변화가 이뤄졌고, 이는 속도 향상으로 이어지며 현재에 이르렀다. 역설적이게도 이렇게 속도가 빨라질수록 걸림돌도 커졌다. 바로 공기 저항이다. 공기 저항은 빠를수록 강해져, 관련 대처 방안 마련이 고속 철도의 주요화두가 되기도 했다. 이런 지면 마찰, 공기 저항을 아예 없애려는 시도가 우리가 기존에 알던 철도 교통의 틀을 벗어나는 결과물로 구체화 됐다.
철도는 좁은 의미에서는 침목 지지대 위에 놓은 궤도(레일)을 뜻하지만, 넓은 의미에서는 철도 위를 달리는 차량과 시설 모두를 포함한다. 그런데 최근 정부가 연구 본격화를 알린 ‘하이퍼튜브’는 이런 겉모양, 원리와 큰 차이를 보인다. 하이퍼튜브 기본 개념은 공기를 뺀 원통형 기밀 튜브 안에 밀폐 캡슐을 자기부상 기술로 띄워 고속으로 주행케 하는 것이다. 하이퍼튜브 차량의 전자석, 튜브 내부 전자 레일 사이 자기장이 하이퍼튜브 추진 원동력이다. 자기장의 반발력으로 자기부상도 함께 이뤄진다. 아진공 환경에서는 공기가 없으니, 당연히 운송체가 공기 저항을 받지 않는다. 또 운송체가 떠 있는 상태다 보니 마찰도 없다. 기존의 틀을 벗어나면서 철도 교통의 2개 난제를 단번에 해결하는 꿈같은 얘기다. 개발 목표를 달성한다면 하이퍼튜브 주행 속도는 1,200km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무정차 운행을 기준으로는 서울역에서 부산역까지 20분 내 주파가 가능한 수준이다.
과거를 돌이켜 보면 처음 등장한 증기기관차는 고작 시속 9km로 달릴 수 있었다. 2004년 등장한, 현재 주류인 KTX는 1시간에 300km 거리를 주파하고, 신형인 ‘해무’는 속도가 시속 400km를 넘는다. 그동안 발전도 눈부시지만, 하이퍼튜브는 아득히 높은 속도를 자랑하는 것이다. 심지어 순항 속도가 시속 900km 수준인 비행기보다도 빠르다. 빠른 속도는 많은 시간당 운행 횟수로 이어진다.

그림2
하이퍼튜브 vs 기존 교통수단 비교

속도 외에 다양한 장점들을 내재하고 있다. 튜브 안을 달린다는 방식 특성상 눈이나 비와 같은 기상 상황 영향을 전혀 받지 않는다. 친환경성도 특장점이다. 직접 탄소 배출이 없고, 마찰이 없으니 분진도 발생할 일이 없다. 게다가 기존 철도 교통 체계의 장점도 공유한다. 여타 교통수단보다 많은 사람·화물을 옮길 수 있으며, 그 역이 공항보다 접근성이 뛰어나고 이용도 편리하다.
사실 이런 하이퍼튜브 청사진은 근래에 튀어나온 것이 아니다. 진공 튜브, 자기부상 기술을 융합한다는 하이퍼튜브 개념은 예전부터 있었다. 장점이 많아전 세계 연구계에서는 관심이 컸으며, 지금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세계 철도 선진국들이 연구개발(R&D)에 뛰어든 핵심 미래 교통 분야지만,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문 탓에 연구가 본격화되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렸다.
이런 와중에 사람들에 관련 개념을 폭넓게 알린 사건이 지난 2013년 벌어진다. 테슬라·스페이스X의 일론 머스크가 ‘하이퍼루프’의 아이디어를 공개하면서다. 하이퍼소닉(초음속), 순환(고리)의 합성어인 하이퍼루프는 우리의 하이퍼튜브와 추진 및 부상 방식의 각론은 다르지만 기본 개념은 유사하다. 당시 일론머스크는 28인승 캡슐을 튜브 안에 띄워 음속 주행하는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비행기로 1시간가량 소요되는 거리를 하이퍼루프로는 30분에 도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후 사람들의 관심이 쏠렸고, 2017년에는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이 투자한 ‘버진 하이퍼루프 원’이 사람이 탈 수 있는 크기의 실험 열차를 구현해 450m 구간을 시속 384km로 달리는 데 성공했다. 지난 2020년에는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테스트용 루프에서 진행된 2명 유인 테스트에서 시속 172km를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버진 하이퍼루프 원은 2023년 말 연구를 접었다. 물론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네덜란드 델프트 공대 연구팀이 창업한 ‘하르트 하이퍼루프’가 2024년 네덜란드 빈담시에 420m 시험센터를 건설해 연구를 진행 중이다. 같은 해 독일 뮌헨공대도 하이퍼루프 테스트 모델을 개발했다. 중국도 우주과학공업집단공사(CASIC)가 일찍이 하이퍼루프 연구에 뛰어들었는데, 지난 2023년 10월, 시속 623km 주행에 성공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올해 초에는 인도도 정부 지원으로 하이퍼루프 테스트용 트랙을 건설, 연구를 본격화하는 등 전세계에서 관련 연구가 확대 일로를 걷고 있다. 앞으로도 더욱 많은 나라와 연구진들이 하이퍼루프 개발에 나설 것이 자명하다.

그림3
일론 머스크가 2013년 ‘하이퍼루프 알파’라고 명명해 공개한 초기 디자인. <테슬라>

놀라운 부분은 우리나라가 아주 일찍부터 연구를 시작했다는 점이다. 일론 머스크의 아이디어 제시보다도 4년 앞선 2009년부터다. 그리고 그에 따른 성과도 훌륭하다. 철도 기술 전문인 우리 과학기술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초고속 튜브철도 핵심기술연구’라는 이름으로 연구를 시작, 이내 52분의 1 크기로 축소한, 1kg 미만 모델을 활용해 시속 700km 주행에 성공했다. 세계 최초의 성과다. 2016년부터는 ‘아음속 캡슐트레인 핵심기술개발’ 프로젝트를 과기부 BIG 사업으로 시작, 하이퍼튜브 핵심기술을 개발하고 있는데, 성과가 점점 커졌다. 지난 2020년에는 17분의 1 크기 독자 개발 축소형 하이퍼튜브 공력시험장치로, 시속 1,019㎞ 속도(0.001 기압)를 달성했다. 축소형이긴 하지만, 음속 주행을 이룬 역사적인 첫 사례다. 이 밖에도 캡슐이 앞으로 나가게 하는 고온초전도 전자석을 극저온 냉동기 없이도 긴 시간 동안 운전할 수 있게끔 세계 최초로 개발, 단거리 주행시험에도 성공하기도 했다. 아진공 튜브를 개발하는 성과도 거뒀다. 이런 노력들에 힘입어 우리나라는 공력통합설계, 고온 초전도 추진 및 부상 기술, 초고속 주행 안정화 기술, 교량 및 터널 건축 기술 등 갖가지 영역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림4
하이퍼튜브 주행시험을 위한 축소형 아진공 튜브 공력시험장치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다만 한동안은 사업 관련 예비타당성 조사에 연거푸 탈락하면서 R&D 본격화에 속도를 내기 어려웠다. 그런데 최근, R&D에 보다 힘이 실릴 결정이 이뤄졌다. 정부가 올해를 ‘K-하이퍼튜브’ 원년으로 삼고 핵심기술 R&D에 뛰어든다고 밝혔다. 그동안 성과를 내 온 철도연을 주관연구기관으로, 올해 36억8,000만원을 포함해 2027년까지 총사업비 127억원을 투입한다. 이로써 하이퍼튜브 전용선로 역할을 하는 ‘선형 전자기 추진 가이드웨이 기술’, 엔진 역할을 하는 ‘초전도 전자석 시스템, 주행 제어 기술’, 초고속 선형 추진 제어 기술, 초전도 유도반발식 자기부상 기술 등 4가지 기술을 개발하게 된다. 내실있는 사업 추진을 위해 국토부 철도국장을 위원장으로, 세부기술 분야별 민간 전문가가 참여하는 ‘하이퍼튜브 핵심기술 개발 사업 추진 테스크포스(TF)’도 운영하기로 했다. 이미 기술력이 나쁘지 않은만큼, R&D 예산이 적지않게 배정된다면 그 효과도 클 것이다. 다만 실제 하이퍼튜브가 상용화되려면 해소해야 할 기술적 난제도 적지 않다.
하이퍼튜브는 사람이 탑승하는 운송수단이고, 전에 없던 속도로 달리는 만큼 특히 안전과 관련한 세심한 R&D가 필요하다.
대표적인 것이 튜브 내부에서 발생하는 열 문제다. 운송체 추진을 위한 전자코일에 전력이 공급되면 열이 발생한다. 통상 환경이라면 문제가 덜하겠지만, 공기가 거의 없는 튜브 내부는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 공기 대류와 열 이동이 거의 이뤄지지 않아 한정된 공간에서 온도가 급격히 오를 수 있다. 튜브 안이 아진공 상태라는 점도 안전상 고려할 부분이 많다. 만약 운송체가 파손되거나 비상정지 상황이 발생했을 때 운송체 내부 산소 확보 방안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승객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물론 이런 문제들은 곧 기술적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고, 하이퍼루프는 향후 주요한 철도 교통수단이 될 것이라는 견해가 적지 않다. 매력적일 만큼 높은 속도를 무기로 더욱 많은 사람들이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그림5
하이퍼튜브 시스템 개념도 국토교통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