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NOVATION
기술혁신 성공사례
두 개의 현실 세계를 이어주는 스마트글래스의 기술혁신, 핀 틸트(PinTILT™)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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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하정훈 레티널 공동창업자/CTO/광학연구소장 |
2016년 김재혁 CEO와 함께 레티널을 공동창업하였다. 레티널의 핵심 기술인 핀 미러™(PinMR™), 핀 틸트™(PinTILT™)를 발명하였으며, 현재 레티널에서 R&D를 총괄하고 있다.

▲ (좌측부터) 최진연 연구원, 김재민 연구원, 하정훈 CTO, 조영준 연구원, 정진영 연구원
운전을 하다보면 목적지까지 남은 거리가 얼마나 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네비게이션을 자주 보면서 네비게이션이 없던 예전에는 어떻게 다녔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스크린 골프장에 익숙한 사람이 실제 골프장을 가면 남은 거리가 얼마인지, 홀 앞에서 공을 어느 각도로 퍼팅해야 지면의 기울기를 상쇄할 수 있는지 답답하기만 하다. 각종 정보가 디지털 화면으로 제공되는 스마트 세상에서 오롯이 현실 세계만 접했을 때 겪게 되는 일종의 분리불안이 아닌가 싶다. 스마트글래스는 렌즈와 디스플레이를 결합하여 안경처럼 현실의 세상을 볼 수도 있고 디지털 정보를 보여주는 가상현실도 볼 수 있어, 두 개의 현실을 이어주는 마법같은 안경이다. 이를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AR)’이라 한다. ㈜레티널의 젊은 두 창업자는 고등학생 때 우연히 발견한 아이디어 하나에서 출발하여 젊은 시절을 증강현실 광학 모듈 개발에 몰두하고 마침내 증강현실 광학 기술에 전환점을 가져온 기술혁신에 성공했다. 그리고 그 기술은 현재도 진화중이다. 2025년 13주차 IR52 장영실상을 수상한 레티널의 기술혁신에 대해 알아본다.
글. 이장욱 씨앤아이컨설팅 컨설턴트
증강현실 스마트글래스
가상현실(Virtual Reality, VR)과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AR)은 얼핏 같은 것으로 이해될 수 있으나 큰 차이가 있다. 커다란 고글처럼 생긴 VR 헤드셋을 착용하고 컴퓨터가 만들어낸 인공적인 환경을 사용자가 실제처럼 느끼게 만드는 것이 가상현실이다. 이에 비해 증강현실은 진짜 현실과 분리되지 않은 채 디지털 정보를 볼 수 있다. 안경과 스마트폰 화면을 결합하여 안경 너머 진짜 현실도 볼 수 있고
안경 렌즈 안쪽으로 디지털 화면을 볼 수도 있다.
AR과 VR기술은 생각보다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기록에 따르면 100년도 더 전에 기술의 원형이 연구되었고, 1960년대에 최초의 프로토타입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며, 실제 완성된 제품으로 세상에 등장한 것은 십수 년 전이다. 증강현실을 구현하기 위한 스마트글래스는 버드배스(Birdbath)방식과 웨이브가이드(Waveguide)방식 기술로 구분 되며 두 가지 방식 모두 각각의 장단점을 가진다. 버드배스 방식은 높은 광학 성능을 가지지만 부피가 너무 커서 일반 안경과는 차이가 크며, 웨이브가이드는 부피가 작지만, 낮은 광학 성능으로 가상 정보를 표현하는데 한계가 있다. 그렇지만 수십 년간 이 두 가지 방식 이외의 기술적 전환은 일어나지 않았으며, 현재도 이 두 가지 기술이 각자의 단점을 보완하여 완성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스마트폰 이후 새로운 폼팩터(Form Factor)라고 인식되는 스마트글래스가 추구하는 미래는 명확하다. ▲가볍고 편안한 착용감을 통해 사용성을 높이는 것 ▲안경 너머 현실과 렌즈 안쪽 가상현실을 선명하게 볼 수 있는 시인성 ▲일반 안경처럼 착용하여 일상생활이나 타인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사회적 용인성 ▲마지막으로 가격 경쟁력이 있는 양산성이다.
레티널이 개발한 핀 미러TM나 핀 틸트TM 기술은 버드배스나 웨이브가이드 방식의 기존 기술과 비교하여 스마트글래스가 추구하는 위의 4가지 방향성에 가장 부합하는 최신 기술이다. 버드배스는 가상현실을 잘 보여주지만 부피가 크고 안경 너머 진짜 현실은 잘 보여주지 못한다. 웨이브가이드는 부피가 작아 착용이 좋지만 가상현실 화면의 품질이 좋지 않고 렌즈 너머 바깥 현실을 보는 시인성 역시 좋지 못하다. 반면 핀 틸트TM 기술은 두개의 현실 세계를 모두 선명하게 보여준다. 직접 착용해 본 소감은‘환상적’이라는 말밖에 다른 단어가 떠오르지 않는다. 눈앞에 펼쳐진 가상 화면은 일반 모니터나 TV, 스마트폰 화면과는 다른 입체감과 몰입감을 제공한다. 그러면서 동시에 렌즈 넘어 사무실 풍경과 사람들의 움직임도 또렷이 보인다. 그림 1을 보면 어떤 느낌인지를 비교해 볼 수 있을 것이다.

AR과 VR기술은 생각보다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기록에 따르면 100년도 더 전에 기술의 원형이 연구되었고, 1960년대에 최초의 프로토타입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며, 실제 완성된 제품으로 세상에 등장한 것은 십수 년 전이다. 증강현실을 구현하기 위한 스마트글래스는 버드배스(Birdbath)방식과 웨이브가이드(Waveguide)방식 기술로 구분 되며 두 가지 방식 모두 각각의 장단점을 가진다. 버드배스 방식은 높은 광학 성능을 가지지만 부피가 너무 커서 일반 안경과는 차이가 크며, 웨이브가이드는 부피가 작지만, 낮은 광학 성능으로 가상 정보를 표현하는데 한계가 있다. 그렇지만 수십 년간 이 두 가지 방식 이외의 기술적 전환은 일어나지 않았으며, 현재도 이 두 가지 기술이 각자의 단점을 보완하여 완성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스마트폰 이후 새로운 폼팩터(Form Factor)라고 인식되는 스마트글래스가 추구하는 미래는 명확하다. ▲가볍고 편안한 착용감을 통해 사용성을 높이는 것 ▲안경 너머 현실과 렌즈 안쪽 가상현실을 선명하게 볼 수 있는 시인성 ▲일반 안경처럼 착용하여 일상생활이나 타인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사회적 용인성 ▲마지막으로 가격 경쟁력이 있는 양산성이다.
레티널이 개발한 핀 미러TM나 핀 틸트TM 기술은 버드배스나 웨이브가이드 방식의 기존 기술과 비교하여 스마트글래스가 추구하는 위의 4가지 방향성에 가장 부합하는 최신 기술이다. 버드배스는 가상현실을 잘 보여주지만 부피가 크고 안경 너머 진짜 현실은 잘 보여주지 못한다. 웨이브가이드는 부피가 작아 착용이 좋지만 가상현실 화면의 품질이 좋지 않고 렌즈 너머 바깥 현실을 보는 시인성 역시 좋지 못하다. 반면 핀 틸트TM 기술은 두개의 현실 세계를 모두 선명하게 보여준다. 직접 착용해 본 소감은‘환상적’이라는 말밖에 다른 단어가 떠오르지 않는다. 눈앞에 펼쳐진 가상 화면은 일반 모니터나 TV, 스마트폰 화면과는 다른 입체감과 몰입감을 제공한다. 그러면서 동시에 렌즈 넘어 사무실 풍경과 사람들의 움직임도 또렷이 보인다. 그림 1을 보면 어떤 느낌인지를 비교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림1
스마트글래스의 시인성 비교(좌측부터 버드배스 방식, 웨이브가이드 방식, 핀 틸트™ 기술)
스마트글래스의 시인성 비교(좌측부터 버드배스 방식, 웨이브가이드 방식, 핀 틸트™ 기술)핀 미러TM, 핀 틸트TM 기술 개발 과정
기술 개발 과정을 한마디로 요약하면‘천재의 발명으로 시작하여 세대별 R&D의 변천사를 모두 포함하는 과정’이라 말할 수 있다.
레티널은 김재혁 CEO와 하정우 CTO 두 명의 젊은 창업자가 2016년 설립하여 10년의 성장 과정을 거친 신생기업이다. 하지만 기술의 출발점은 창업자 중 한 명인 하정우 CTO가 고등학생이었던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개기일식 중에 땅을 내려다보다가 나뭇잎 사이사이로 비친 햇살이 만들어낸 문양 중 하나가 거울을 통한 것처럼 뒤집혀 있는 것을 발견하여 핀 홀 원리가 거울에 적용될 수 있음을 우연히 알게 되었다고 한다. 중학교 과학시간에 배우는 바늘구멍 사진기 원리가 거울에 적용된 핀 미러 현상을 처음 발견한 순간이다. 사과가 땅에 떨어지는 당연한 현상을 보고 단 한 사람만이 주목한 것처럼 나뭇잎이 복잡한 그림자로 음영을 만들어내는 땅바닥을 보고 천재적 발명가는 바늘구멍 사진기를 떠올리고 더 나아가서 핀 미러 원리를 생각해 낸 것이다. 이 원리는 기존 스마트글래스의 기술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핀 미러TM기술로 발전했고 다시 구조적인 변화를 주어 효율성과 효과성을 높인 현재의 핀 틸트TM 기술로 진화되었다.
하정우 CTO는 2009년 최초의 원리를 발견한 이후 고등학교, 대학교 시기를 거치면서 이 원리를 이용해 스마트글래스 제품에 적용할 아이디어를 내고 발명가처럼 발명에 몰두했다. 체계적인 R&D를 학교나 기업에서 경험해 본 적 없는 발명가는 창업 전에도 돈이 늘 부족했고 창업한 이후에도 발명에 필요한 자금은 턱없이 부족했다. 부족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국가 R&D 과제의 문을 두드렸고, R&D 과제를 하면서 프로젝트로 일하는 방식에 익숙해져 갔다. 그 결실로 2016년 기술사업화 대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을 받으며 본격적인 사업의 길로 들어서 법인을 설립하게 된다. 발명가처럼 일하는 1세대 R&D에서 이제 사업에 필요한 프로젝트를 하는 2세대 R&D로 변모한 것이다. 여전히 젊은 두 창업자에게 사업을 위한 프로젝트 실행은 쉽지 않았다. 첫 번째 장애물은 필요한 정밀 광학 부품을 제작할 공장을 찾아 헤매며 아이디어를 설명했지만, 글로벌 기업도 해결하지 못한 기술적 문제를 자신들이 해결했다고 주장하는 스타트업을 믿어주는 사람이 없었다는 것이다. “바늘구멍 같은 소리”라는 냉소를 견디며 직접 거울을 가공해 시제품을 제작해야만 했고, 품질이 일정하지 않아 실패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점차 기술적 노하우가 축적되어 갔다.

외부의 신뢰 부족도 극복 과제였다. 20대 중반의 창업자들이 대기업 연구소를 찾아갔지만, 대학교 프로젝트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무시당하기 일쑤였다. 국책과제와 창업 경진대회에서 인정받아 기술에 대한 신뢰를 쌓아가면서 마침내 2017년 미국 CES(Consumer Electronics Show)에 참가하여 ‘꽤 괜찮은데(Pretty cool)’라는 평가를 받았고 이듬해에는 완성도가 높은 스마트글래스를 선보여 글로벌 기업들로부터 ‘놀랍다(Amazing)’라는 찬사를 받고 협력 제안으로 이어지는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카카오, 네이버로부터 투자를 받아 제품 및 기술 개발을 지속해 나가는 과정에서 핀 틸트TM 기술에 대한 원천 특허를 출원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과 대한민국 우수 특허대상을 수상하는 성과를 이루어냈다. 연이어 CES 혁신상을 2022년과 2023년 연속 수상하고, 2024년에는 대량 생산 제품 출시, 대한민국발명특허대전 대통령상을 수상하면서 스타트업이 가질 수 있는 모든 영예는 다 가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회사로 성장시켰다.
지난 10년간 레티널의 눈부신 성과 이면에는 남다른 좌절이 에너지가 되어 기술을 발전시키고 회사를 성장시키는 밑거름이 되었다. 국가 R&D 과제 심사에서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같은 글로벌 초거대 회사들도 본격적인 상용화에 성공하지 못한 기술에 도전한다는 무모함에 대한 무시를 견뎌야 했고, 회사가 성장하는 과정에서는 내부 직원들조차 우리 기술에 대한 확신이 없는 상황을 설득하고 협력을 이끌어내야 하는 어려움으로 이중고를 겪어야만 했다. 현재 레티널은 고객의 숨겨진 요구를 찾아내어 서로 브레인스토밍을 하고 회사 내부에서 디자인 리뷰(DR, Design Review)를 통해 설계를 검토하는 신제품, 신기술 개발 프로세스를 구축했다. 고객가치 중심 4세대 R&D를 실현하고 있는 것이다.
▲발명가로 시작하여(1세대 R&D) ▲프로젝트로 일하는 방법을 익히고(2세대 R&D), ▲대기업의 투자를 유치하여 기술 개발과 사업을 전략적으로 운영하면서(3세대 R&D) ▲고객 요구 사항을 기술에 반영하는 체계까지 내부적으로 갖추었다(4세대 R&D). 이 모습은 R&D의 세대 구분을 모두 압축해서 보여주는 듯하다. 기술혁신을 목표로 하는 스타트업에게는 ‘성장의 정석’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레티널은 김재혁 CEO와 하정우 CTO 두 명의 젊은 창업자가 2016년 설립하여 10년의 성장 과정을 거친 신생기업이다. 하지만 기술의 출발점은 창업자 중 한 명인 하정우 CTO가 고등학생이었던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개기일식 중에 땅을 내려다보다가 나뭇잎 사이사이로 비친 햇살이 만들어낸 문양 중 하나가 거울을 통한 것처럼 뒤집혀 있는 것을 발견하여 핀 홀 원리가 거울에 적용될 수 있음을 우연히 알게 되었다고 한다. 중학교 과학시간에 배우는 바늘구멍 사진기 원리가 거울에 적용된 핀 미러 현상을 처음 발견한 순간이다. 사과가 땅에 떨어지는 당연한 현상을 보고 단 한 사람만이 주목한 것처럼 나뭇잎이 복잡한 그림자로 음영을 만들어내는 땅바닥을 보고 천재적 발명가는 바늘구멍 사진기를 떠올리고 더 나아가서 핀 미러 원리를 생각해 낸 것이다. 이 원리는 기존 스마트글래스의 기술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핀 미러TM기술로 발전했고 다시 구조적인 변화를 주어 효율성과 효과성을 높인 현재의 핀 틸트TM 기술로 진화되었다.
하정우 CTO는 2009년 최초의 원리를 발견한 이후 고등학교, 대학교 시기를 거치면서 이 원리를 이용해 스마트글래스 제품에 적용할 아이디어를 내고 발명가처럼 발명에 몰두했다. 체계적인 R&D를 학교나 기업에서 경험해 본 적 없는 발명가는 창업 전에도 돈이 늘 부족했고 창업한 이후에도 발명에 필요한 자금은 턱없이 부족했다. 부족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국가 R&D 과제의 문을 두드렸고, R&D 과제를 하면서 프로젝트로 일하는 방식에 익숙해져 갔다. 그 결실로 2016년 기술사업화 대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을 받으며 본격적인 사업의 길로 들어서 법인을 설립하게 된다. 발명가처럼 일하는 1세대 R&D에서 이제 사업에 필요한 프로젝트를 하는 2세대 R&D로 변모한 것이다. 여전히 젊은 두 창업자에게 사업을 위한 프로젝트 실행은 쉽지 않았다. 첫 번째 장애물은 필요한 정밀 광학 부품을 제작할 공장을 찾아 헤매며 아이디어를 설명했지만, 글로벌 기업도 해결하지 못한 기술적 문제를 자신들이 해결했다고 주장하는 스타트업을 믿어주는 사람이 없었다는 것이다. “바늘구멍 같은 소리”라는 냉소를 견디며 직접 거울을 가공해 시제품을 제작해야만 했고, 품질이 일정하지 않아 실패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점차 기술적 노하우가 축적되어 갔다.

그림2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기록된 바늘구멍사진기의 원리 및 2009년 개기일식 당시, 실험 장면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기록된 바늘구멍사진기의 원리 및 2009년 개기일식 당시, 실험 장면외부의 신뢰 부족도 극복 과제였다. 20대 중반의 창업자들이 대기업 연구소를 찾아갔지만, 대학교 프로젝트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무시당하기 일쑤였다. 국책과제와 창업 경진대회에서 인정받아 기술에 대한 신뢰를 쌓아가면서 마침내 2017년 미국 CES(Consumer Electronics Show)에 참가하여 ‘꽤 괜찮은데(Pretty cool)’라는 평가를 받았고 이듬해에는 완성도가 높은 스마트글래스를 선보여 글로벌 기업들로부터 ‘놀랍다(Amazing)’라는 찬사를 받고 협력 제안으로 이어지는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카카오, 네이버로부터 투자를 받아 제품 및 기술 개발을 지속해 나가는 과정에서 핀 틸트TM 기술에 대한 원천 특허를 출원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과 대한민국 우수 특허대상을 수상하는 성과를 이루어냈다. 연이어 CES 혁신상을 2022년과 2023년 연속 수상하고, 2024년에는 대량 생산 제품 출시, 대한민국발명특허대전 대통령상을 수상하면서 스타트업이 가질 수 있는 모든 영예는 다 가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회사로 성장시켰다.
지난 10년간 레티널의 눈부신 성과 이면에는 남다른 좌절이 에너지가 되어 기술을 발전시키고 회사를 성장시키는 밑거름이 되었다. 국가 R&D 과제 심사에서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같은 글로벌 초거대 회사들도 본격적인 상용화에 성공하지 못한 기술에 도전한다는 무모함에 대한 무시를 견뎌야 했고, 회사가 성장하는 과정에서는 내부 직원들조차 우리 기술에 대한 확신이 없는 상황을 설득하고 협력을 이끌어내야 하는 어려움으로 이중고를 겪어야만 했다. 현재 레티널은 고객의 숨겨진 요구를 찾아내어 서로 브레인스토밍을 하고 회사 내부에서 디자인 리뷰(DR, Design Review)를 통해 설계를 검토하는 신제품, 신기술 개발 프로세스를 구축했다. 고객가치 중심 4세대 R&D를 실현하고 있는 것이다.
▲발명가로 시작하여(1세대 R&D) ▲프로젝트로 일하는 방법을 익히고(2세대 R&D), ▲대기업의 투자를 유치하여 기술 개발과 사업을 전략적으로 운영하면서(3세대 R&D) ▲고객 요구 사항을 기술에 반영하는 체계까지 내부적으로 갖추었다(4세대 R&D). 이 모습은 R&D의 세대 구분을 모두 압축해서 보여주는 듯하다. 기술혁신을 목표로 하는 스타트업에게는 ‘성장의 정석’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그림3
레티널의 원천기술인 핀 미러™기술과 핀틸트™기술의 개념도와 설명
레티널의 원천기술인 핀 미러™기술과 핀틸트™기술의 개념도와 설명레티널 증강현실 광학 모듈의 비교 우위
요즘은 사무실 책상마다 듀얼 모니터를 사용하면서도 손에서는 스마트폰을 놓지 않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으며 두 개, 세개의 화면을 보는 것이 더 편한 세상이 되었다. 얼마 안 있어 우리는 스마트글래스를 통해 하나의 화면을 더 추가할 것이다. 스마트글래스는 완성된 제품을 의미하며 그 핵심 기술은 광학 모듈에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안경테 윗부분에 아주 작은 빔프로젝터를 얹고,
렌즈에는 아주 작은 거울로 구성된 스크린이 점점이 배열되어 있다고 상상하면 대략 비슷한 개념일 것 같다. 렌즈에 배열된 거울 스크린을 제외한 나머지 렌즈 부분은 일반 안경 렌즈처럼 바깥세상을 볼 수 있다. 이것이 레티널이 개발한 광학 모듈이다.
지금까지 나온 제품에 비해 레티널 광학 모듈이 가지는 비교 우위는 첫째 매우 얇고 가벼우며 일반 안경에 가까워 일상생활에서도 부담 없이 착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두 번째로 그러면서도 선명한 화면을 제공하고 동시에 바깥세상의 시야도 자연스럽고 깨끗하게 볼 수 있다. 일반 안경의 투과율인 95%와 비교해 레티널의 광학 모듈은 80% 수준으로 안경에 가까우며, 기존 제품의 투과율은 10~50% 수준으로 선글라스에 가깝다. 가상 화면을 보여주는 광효율은 기존 제품과 비교해 2.5~30배 수준으로 높아 선명한 화면을 제공한다. 세 번째로 선명한 화질을 제공하지만, 전력 소모가 가장 적어서 배터리가 차지하는 부피와 무게를 최소화하였다. 배터리가 어디에 부착되어 있는지조차 알기 어려울 정도로 적은 부피를 차지한다. 배터리 전력 소모가 적다는 것은 사용자 입장에서는 사용 시간이 늘어남을 의미하며, 현존하는 제품 대비 최대 6배 사용 시간이 길다.
마지막으로 양산성이다. 레티널 광학 모듈은 플라스틱을 사출하는 방식으로 만든다. 모듈을 사출하여 코팅하고 렌즈에 접합하는 방식이라 기존의 버드배스나 웨이브가이드와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양산성이 좋다. 부품 수도 적어지고 공정도 단순하여 양산성뿐만 아니라 가격 경쟁력도 높여준다. 웨이브가이드 방식의 경우는 렌즈를 머리카락 두께의 1만분의 1인, 10nm허용공차 수준으로 정밀하게 연마해서 만들어야 하므로 가공과 품질관리가 매우 까다롭고 양산성 또한 떨어진다. 레티널은 이미 광학 모듈을 생산하고 검사할 수 있는 장비를 자체 개발하여 월 5천 개 생산이 가능한 제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 정도의 비교 우위라면 차세대 증강현실 기술로써 손색이 없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레티널의 기술 개발은 계속 진행 중이다.
기존 기술을 대체할 원천기술로써 핀 틸트TM 기술은 이미 손색이 없지만 더욱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기술 개발이 한창이다. 그 결과로 현재 레티널은 대한민국, 미국, 중국, 일본, 유럽 등 IP5 주요 권역에 누적 200개 이상 특허를 출원하였으며 이 중 100개 이상의 특허가 등록되었다. 그리고 전 직원 중 60%가 연구개발직이다. 앞으로 더욱 기술 성장이 이루어지리라는 것은 희망 사항이 아니라 예상되는 기대 효과다.

지금까지 나온 제품에 비해 레티널 광학 모듈이 가지는 비교 우위는 첫째 매우 얇고 가벼우며 일반 안경에 가까워 일상생활에서도 부담 없이 착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두 번째로 그러면서도 선명한 화면을 제공하고 동시에 바깥세상의 시야도 자연스럽고 깨끗하게 볼 수 있다. 일반 안경의 투과율인 95%와 비교해 레티널의 광학 모듈은 80% 수준으로 안경에 가까우며, 기존 제품의 투과율은 10~50% 수준으로 선글라스에 가깝다. 가상 화면을 보여주는 광효율은 기존 제품과 비교해 2.5~30배 수준으로 높아 선명한 화면을 제공한다. 세 번째로 선명한 화질을 제공하지만, 전력 소모가 가장 적어서 배터리가 차지하는 부피와 무게를 최소화하였다. 배터리가 어디에 부착되어 있는지조차 알기 어려울 정도로 적은 부피를 차지한다. 배터리 전력 소모가 적다는 것은 사용자 입장에서는 사용 시간이 늘어남을 의미하며, 현존하는 제품 대비 최대 6배 사용 시간이 길다.
마지막으로 양산성이다. 레티널 광학 모듈은 플라스틱을 사출하는 방식으로 만든다. 모듈을 사출하여 코팅하고 렌즈에 접합하는 방식이라 기존의 버드배스나 웨이브가이드와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양산성이 좋다. 부품 수도 적어지고 공정도 단순하여 양산성뿐만 아니라 가격 경쟁력도 높여준다. 웨이브가이드 방식의 경우는 렌즈를 머리카락 두께의 1만분의 1인, 10nm허용공차 수준으로 정밀하게 연마해서 만들어야 하므로 가공과 품질관리가 매우 까다롭고 양산성 또한 떨어진다. 레티널은 이미 광학 모듈을 생산하고 검사할 수 있는 장비를 자체 개발하여 월 5천 개 생산이 가능한 제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 정도의 비교 우위라면 차세대 증강현실 기술로써 손색이 없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레티널의 기술 개발은 계속 진행 중이다.
기존 기술을 대체할 원천기술로써 핀 틸트TM 기술은 이미 손색이 없지만 더욱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기술 개발이 한창이다. 그 결과로 현재 레티널은 대한민국, 미국, 중국, 일본, 유럽 등 IP5 주요 권역에 누적 200개 이상 특허를 출원하였으며 이 중 100개 이상의 특허가 등록되었다. 그리고 전 직원 중 60%가 연구개발직이다. 앞으로 더욱 기술 성장이 이루어지리라는 것은 희망 사항이 아니라 예상되는 기대 효과다.

그림4
광학 모듈과 전력소모에 따른 안경 형태 (좌측부터 버드배스 방식, 웨이브가이드 방식, 핀 틸트™기술)
광학 모듈과 전력소모에 따른 안경 형태 (좌측부터 버드배스 방식, 웨이브가이드 방식, 핀 틸트™기술)MINI INTERVIEW
Q. 레티널의 광학 모듈은 2024년부터 양산 출하되기 시작했는데, 아직은 스마트글래스가 대중화 되지는 않아서 주로 어떤 고객이 어떤 용도로 사용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2024년에 일본 최대 통신사인 NTT와 글로벌 제조사인 SHARP의 합작사인 NTT QONOQ Device의 스마트글래스 제품에 레티널의 광학 모듈이 탑재되었습니다. 스마트글래스는 공장이나 산업현장에서 작업자들이 도면이나 자료 등을 증강현실로 볼 수 있게 해줍니다. 또한 일본의 노트북 제조사인 Dynabook에서는 노트북 사용자에게 레티널의 광학 모듈을 탑재한 스마트글래스를 통해 또 하나의 모니터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사무실이 아닌 곳에서도 별도의 추가 모니터를 들고 다닐 필요 없이 스마트글래스를 통해 서브 모니터가 생기는 것이죠. 이와 같이 작업 현장이나 노트북에 사용하면 Full HD급의 고화질 증강현실을 통해 모니터가 없어도 눈앞에서 화면을 보는 것이 가능합니다. 향후에는 출퇴근길이나 소파에 누워서 유튜브나 영상을 감상할 때 스마트글래스가 필수 아이템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Q. 2009년 우연히 발견한 핀 미러 원리로부터 출발하여 기술개발, 회사 설립, 양산 체제 구축 및 사업화에 이르기까지 16년이란 시간을 투자해서 스타트업을 성공으로 이끄셨습니다. 기술 개발을 통해 스타트업을 준비 중이거나 스타트업 초기 단계인 분들에게 참고가 될 만한 이야기를 해주신다면?
솔직히 말씀드리면, 만약 이 모든 과정을 과거로 돌아가 다시 하라고 한다면 안 하고 싶을 만큼 지난한 여정이었습니다. 제가 원리를 떠올린 핀 미러 기술은 사실 거창한 이론이 아닙니다. 광학을 전공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개론 수업만 듣고도 떠올릴 수 있을 만큼 놀랍도록 간단한 원리입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이 단순한 원리를 스마트 글래스라는 현실적인 제품에 적용할 생각까지는 하지 못했죠.
마치 해리 터틀도브의 SF 소설 『가지 않은 길』에서 나오는 것처럼, “인류 역사상 언제 등장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단순했지만, 오히려 그 단순함 때문에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기술”이 바로 저희의 핀 미러 기술이었습니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했습니다. 그 기술의 단순함과 혁신성을 남들에게 설득하는 과정이 기술 개발 자체보다 훨씬 어려웠다는 것입니다. 기술적 내용이 너무 단순하거나, 너무 혁신적이면 오히려 ‘소통의 벽’이 됩니다. 제가 하는 말이 투자자, 동료, 심지어 고객에게 제대로 이해되고 공감받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사업을 하면서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기술적인 완성도를 높이는 것만큼이나, 회사의 내외부적으로 이 단순한 혁신을 어떻게 하면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와 ‘비전’으로 소통할 것인가를 끊임없이 고민했습니다. 기술로 스타트업을 시작하려는 분들에게는 이 ‘소통과 설득의 과정’이야말로 기술 개발만큼이나 중요한 투자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