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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 나침반
화성 탐사 로봇, 5배 빨라졌다… AI가 바꾸는 우주 탐사
| 글. 문희철 중앙일보 기자 |
한양대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공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경제·산업 분야 데이터를 분석해 선호하는 미래를 예측하는데 흥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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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개발한 우주 탐사 로봇 퍼서비어런스. <사진: NASA>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개발한 우주 탐사 로봇 퍼서비어런스. <사진: NASA>
지금도 화성 지표에서 열심히 화성 샘플을 수집하느라 열심인 퍼서비어런스(Perseverance). 미국 항공우주국(NASA) 산하 제트추진연구소가 개발한 우주 탐사 로봇 퍼서비어런스에는 독특한 기능이 하나 있다. 바로 오토내브(AutoNav)라고 불리는 인공지능(AI) 기반 자율주행 알고리즘이다. AI 덕분에 퍼서비어런스는 스스로 화성 지형을 인식하고, 바위·구덩이 같은 위험 요소를 피해 가장 안전하고
효율적인 경로를 찾아 우주를 탐사하고 있다.
바야흐로 챗GPT로 대표되는 생성형 인공지능(AI) 시대가 열렸다. 다양한 분야에서 보편화된 생성형 AI는 우리의 삶을 파고들고 있다. 우리가 직접 체감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AI가 바꾼 또 다른 분야가 바로 우주 탐사다. AI는 보조 역할을 넘어 우주 탐사의 공동 설계자이자 의사결정 주체로 자리 잡고 있다.
지금까지 인류의 우주 탐사는 인간이 지상에서 지휘하면, 우주선과 탐사 로봇이 이를 우주에서 수행하는 구조였다. 하지만 AI의 학습·추론 능력이 향상되면서, AI는 단순한 보조 도구를 넘어 의사결정자로 진화하고 있다.

사례로 거론했던 퍼서비어런스도 마찬가지다. 퍼서비어런스의 AI는 고해상도 스테레오 카메라를 이용해 화성 지표면을 3D로 재구성한다. 이어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알고리즘을 활용해 바위나 모래언덕, 구덩이 등 지형을 식별한다. 자율주행 자동차가 도로를 인식하는 원리와 비슷하다.
나아가 딥러닝(deep learning) 신경망을 이용해 ‘지형 난이도 지도(terrain difficulty map)’를 작성한다. 과거 주행 데이터와 새로 촬영한 영상을 학습하면서 어떤 지형에서 바퀴가 잘 빠지는지, 어디가 안정적인지 스스로 판단한다. 덕분에 퍼서비어런스는 지구에서 명령을 내리지 않아도 실시간으로 지형의 위험을 감지하고 회피하게 된다. AI 기반 자율주행 알고리즘 덕분에 퍼서비어런스는 이전 탐사 차량보다 약 5배 빠른 속도로 이동하며 하루 200m 이상 주행하며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퍼서비어런스를 화성까지 옮겨준 화성 탐사선도 일정 부분 AI의 빚을 졌다. AI가 없었다면 화성 탐사선은 지금처럼 효율적으로 움직이지 못했을 수 있다. 지구와의 통신 지연이 수십 분에 달하는 상황에서 실시간 원격조종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AI의 활약은 이뿐만이 아니다. 인류가 우주를 탐사하는 역사에서 우리의 발목을 잡은 것 중 하나는 ‘데이터 홍수’다. 수천 기의 위성이 쏟아내는 정보는 인간이 평생 분석해도 끝낼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여기서 AI는 압도적인 학습·처리 능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 실제로 NASA는 AI를 활용해 지구 전역에서 발생하는 산불의 확산 경로를 실시간 예측한다. 불과 몇 분 만에 화재의 이동을 모델링하고, 대기 오염 확산까지 예측할 수 있다. 기존 슈퍼컴퓨터로도 수 시간이 걸리던 작업을 수 분 수준으로 단축한 것이다.
이러한 흐름은 단지 지구 관측에 국한되지 않는다. AI는 화성·금성 탐사선, 심우주 망원경이 보내오는 수십 테라바이트의 데이터를 비교적 짧은 시간에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 있다. AI가 이제 우주 데이터를 해석하는 ‘눈’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뜻이다.
나아가 AI는 우주에서 인류의 목숨을 책임지고 있다. 우주 공간은 생각보다 훨씬 위험하다. 지구 궤도에는 약 1억 개에 달하는 우주 잔해가 떠다닌다. 이 중 10cm 이상 크기의 파편만 해도 3만4,000여 개에 달한다. 이런 파편이 위성에 충돌하면 위성의 생명은 장담할 수 없다. AI는 초고속 연산으로 충돌 가능성을 계산하고, 즉시 회피 기동을 지시한다. 기존에는 지상 관제센터가 일일이 명령을 내려야 했지만, AI는 자율 판단 시스템을 활용해 스스로 위험을 예측하고 결정을 내린다.

실제로 유럽우주국(ESA)이 유럽 17개국이 공동으로 우주 궤도에 설치한 오픈 실험실(OPS-SAT)에선 AI가 우주 자율운항 실험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충돌 회피 기동을 AI가 스스로 계산하고 수행한다.
AI는 우주 공간에서 활약도 하지만, 우주에서 지구를 지키는 역할도 한다. 대표적 사례가 메탄 감지 AI다. 메탄 감지 AI는 위성 기반 초분광 센서를 활용해 AI가 대기 중에 포함된 메탄을 탐지하고 추적하는 기술이다.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80배 강력한 온실가스지만, 기존 위성 센서로는 확인이 어렵다. 하지만 AI는 초분광 데이터에서 미세한 스펙트럼 변화를 감지해 메탄 기둥을 식별할 수 있다.
전통적인 메탄 감지 기술은 우주로부터 데이터를 내려받아 지상국에서 이를 분석하고 결과를 도출하는데 최소 수일이 걸렸다. 하지만 AI는 이와 같은 작업을 궤도 위성에서 실시간 분석까지 실시간으로 해낸다.
메탄 감지 AI는 환경 정책 변화도 이끌어냈다. 특정 기업·국가의 배출원을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보다 훨씬 정밀하게 메탄을 추적해 메탄 배출 책임의 주체를 판별할 수 있다. 즉, AI가 국제 환경을 감시하는 ‘지구의 환경 감시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뜻이다.
물론 인류의 우주 탐사 과정에서 지나치게 AI에 의존하는 상황이 장점만 있는건 아니다. 우선 AI는 왜 특정한 결정을 내렸는지 설명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결론은 나왔지만 과정은 설명하지 못하는 일종의 블랙박스일 수 있다는 뜻이다. 우주선의 생존이 달린 상황에서 불투명한 의사결정은 위험할 수 있다. 예컨대 설명 불가능한 의사결정은 예상치 못한 궤도 변경, 연료 낭비, 심지어 충돌위험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
데이터 편향도 우려된다. AI는 데이터가 많아야 정밀해진다. 하지만 우주 환경은 지구와 달리 데이터 축적이 제한적이다. 만약 학습 데이터가 한정되거나 불완전하다면, AI는 잘못된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예컨대 극단적 태양 폭풍, 미지의 행성 환경 등 관련 데이터가 부족한 특정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인류가 AI에 판단을 전적으로 위임할 경우, AI는 엉뚱한 판단을 내릴 수 있다. 우주 탐사에서는 한 번의 오류가 곧 임무 전체의 실패로 이어진다는 점을 고려해면, 돌발 상황에서 인류가 주도권을 잃고 AI에게 판단을 맡기는 상황은 우주에서 치명적인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AI 제어 시스템이 해킹되는 상황도 가정해보자. 우주선이나 위성이 사이버 공격을 받아 탐사 궤도가 바뀌거나, 수집 데이터가 조작되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AI 시스템은 복잡한 코드와 신경망으로 구성돼 있어 취약점을 파악하고 보완하기가 쉽지 않다.
인간 우주비행사와 지상 운영자의 의사결정 능력이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비행사들이 자동 조종 장치에 과도하게 의존하다가 위기 상황에서 대응 능력을 잃는 ‘자동화 의존 증후군’처럼, 우주비행사 역시 AI 보조 시스템 없이는 정상적인 임무 수행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다. 또 AI가 내린 결정으로 탐사선이 실패하거나 인명 피해가 발생할 경우 책임 소재가 불명확하거나 국제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와 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AI는 점차 우주 개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질 것이다. 복잡한 데이터 처리, 위성 항법, 우주선의 자율 비행, 그리고 장거리 통신 지연을 극복하는 의사결정 지원까지 AI가 활약할 수 있는 분야가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AI의 성능이 앞으로 10년 안에 지금의 수십 배로 향상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고려하면 우주 탐사에서 AI의 역할은 커질 수밖에 없다.
장기적으로 아예 AI가 우주 탐사의 주체가 될 수도 있다. 극한 환경에서 장기간 탐사하는 임무는 인류의 신체 조건으로 탐사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AI 로봇이 목성·토성 외곽의 위성을 탐사하거나 성간을 탐사하는 상황을 생각해볼 수 있다.
이처럼 AI는 우주 탐사의 방식 자체를 재정의하고 있다. 우주 개발이 더 이상 인간만의 도전이 아니게 된 것이다. AI가 인간은 역할을 분담하고 신뢰를 구축하며 우주를 개발하게 될 것이다. 우주를 향한 여정은 인류 문명의 미래를 시험하는 과정이다. 그리고 인류는 AI와 함께 우주를 ‘공동 항해’하면서 우주 탐사의 미래를 개척할 것이다.

바야흐로 챗GPT로 대표되는 생성형 인공지능(AI) 시대가 열렸다. 다양한 분야에서 보편화된 생성형 AI는 우리의 삶을 파고들고 있다. 우리가 직접 체감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AI가 바꾼 또 다른 분야가 바로 우주 탐사다. AI는 보조 역할을 넘어 우주 탐사의 공동 설계자이자 의사결정 주체로 자리 잡고 있다.
지금까지 인류의 우주 탐사는 인간이 지상에서 지휘하면, 우주선과 탐사 로봇이 이를 우주에서 수행하는 구조였다. 하지만 AI의 학습·추론 능력이 향상되면서, AI는 단순한 보조 도구를 넘어 의사결정자로 진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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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에서 고대 생명의 흔적을 탐사하고 있는 퍼서비어런스. <사진: NASA>
화성에서 고대 생명의 흔적을 탐사하고 있는 퍼서비어런스. <사진: NASA>사례로 거론했던 퍼서비어런스도 마찬가지다. 퍼서비어런스의 AI는 고해상도 스테레오 카메라를 이용해 화성 지표면을 3D로 재구성한다. 이어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알고리즘을 활용해 바위나 모래언덕, 구덩이 등 지형을 식별한다. 자율주행 자동차가 도로를 인식하는 원리와 비슷하다.
나아가 딥러닝(deep learning) 신경망을 이용해 ‘지형 난이도 지도(terrain difficulty map)’를 작성한다. 과거 주행 데이터와 새로 촬영한 영상을 학습하면서 어떤 지형에서 바퀴가 잘 빠지는지, 어디가 안정적인지 스스로 판단한다. 덕분에 퍼서비어런스는 지구에서 명령을 내리지 않아도 실시간으로 지형의 위험을 감지하고 회피하게 된다. AI 기반 자율주행 알고리즘 덕분에 퍼서비어런스는 이전 탐사 차량보다 약 5배 빠른 속도로 이동하며 하루 200m 이상 주행하며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퍼서비어런스를 화성까지 옮겨준 화성 탐사선도 일정 부분 AI의 빚을 졌다. AI가 없었다면 화성 탐사선은 지금처럼 효율적으로 움직이지 못했을 수 있다. 지구와의 통신 지연이 수십 분에 달하는 상황에서 실시간 원격조종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AI의 활약은 이뿐만이 아니다. 인류가 우주를 탐사하는 역사에서 우리의 발목을 잡은 것 중 하나는 ‘데이터 홍수’다. 수천 기의 위성이 쏟아내는 정보는 인간이 평생 분석해도 끝낼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여기서 AI는 압도적인 학습·처리 능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 실제로 NASA는 AI를 활용해 지구 전역에서 발생하는 산불의 확산 경로를 실시간 예측한다. 불과 몇 분 만에 화재의 이동을 모델링하고, 대기 오염 확산까지 예측할 수 있다. 기존 슈퍼컴퓨터로도 수 시간이 걸리던 작업을 수 분 수준으로 단축한 것이다.
이러한 흐름은 단지 지구 관측에 국한되지 않는다. AI는 화성·금성 탐사선, 심우주 망원경이 보내오는 수십 테라바이트의 데이터를 비교적 짧은 시간에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 있다. AI가 이제 우주 데이터를 해석하는 ‘눈’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뜻이다.
나아가 AI는 우주에서 인류의 목숨을 책임지고 있다. 우주 공간은 생각보다 훨씬 위험하다. 지구 궤도에는 약 1억 개에 달하는 우주 잔해가 떠다닌다. 이 중 10cm 이상 크기의 파편만 해도 3만4,000여 개에 달한다. 이런 파편이 위성에 충돌하면 위성의 생명은 장담할 수 없다. AI는 초고속 연산으로 충돌 가능성을 계산하고, 즉시 회피 기동을 지시한다. 기존에는 지상 관제센터가 일일이 명령을 내려야 했지만, AI는 자율 판단 시스템을 활용해 스스로 위험을 예측하고 결정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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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를 탐사하는 우주인 이미지. <사진: 픽사베이>
우주를 탐사하는 우주인 이미지. <사진: 픽사베이>실제로 유럽우주국(ESA)이 유럽 17개국이 공동으로 우주 궤도에 설치한 오픈 실험실(OPS-SAT)에선 AI가 우주 자율운항 실험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충돌 회피 기동을 AI가 스스로 계산하고 수행한다.
AI는 우주 공간에서 활약도 하지만, 우주에서 지구를 지키는 역할도 한다. 대표적 사례가 메탄 감지 AI다. 메탄 감지 AI는 위성 기반 초분광 센서를 활용해 AI가 대기 중에 포함된 메탄을 탐지하고 추적하는 기술이다.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80배 강력한 온실가스지만, 기존 위성 센서로는 확인이 어렵다. 하지만 AI는 초분광 데이터에서 미세한 스펙트럼 변화를 감지해 메탄 기둥을 식별할 수 있다.
전통적인 메탄 감지 기술은 우주로부터 데이터를 내려받아 지상국에서 이를 분석하고 결과를 도출하는데 최소 수일이 걸렸다. 하지만 AI는 이와 같은 작업을 궤도 위성에서 실시간 분석까지 실시간으로 해낸다.
메탄 감지 AI는 환경 정책 변화도 이끌어냈다. 특정 기업·국가의 배출원을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보다 훨씬 정밀하게 메탄을 추적해 메탄 배출 책임의 주체를 판별할 수 있다. 즉, AI가 국제 환경을 감시하는 ‘지구의 환경 감시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뜻이다.
물론 인류의 우주 탐사 과정에서 지나치게 AI에 의존하는 상황이 장점만 있는건 아니다. 우선 AI는 왜 특정한 결정을 내렸는지 설명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결론은 나왔지만 과정은 설명하지 못하는 일종의 블랙박스일 수 있다는 뜻이다. 우주선의 생존이 달린 상황에서 불투명한 의사결정은 위험할 수 있다. 예컨대 설명 불가능한 의사결정은 예상치 못한 궤도 변경, 연료 낭비, 심지어 충돌위험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
데이터 편향도 우려된다. AI는 데이터가 많아야 정밀해진다. 하지만 우주 환경은 지구와 달리 데이터 축적이 제한적이다. 만약 학습 데이터가 한정되거나 불완전하다면, AI는 잘못된 결론을 내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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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에 착륙한 아폴로15호. <사진: 픽사베이>
달에 착륙한 아폴로15호. <사진: 픽사베이>예컨대 극단적 태양 폭풍, 미지의 행성 환경 등 관련 데이터가 부족한 특정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인류가 AI에 판단을 전적으로 위임할 경우, AI는 엉뚱한 판단을 내릴 수 있다. 우주 탐사에서는 한 번의 오류가 곧 임무 전체의 실패로 이어진다는 점을 고려해면, 돌발 상황에서 인류가 주도권을 잃고 AI에게 판단을 맡기는 상황은 우주에서 치명적인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AI 제어 시스템이 해킹되는 상황도 가정해보자. 우주선이나 위성이 사이버 공격을 받아 탐사 궤도가 바뀌거나, 수집 데이터가 조작되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AI 시스템은 복잡한 코드와 신경망으로 구성돼 있어 취약점을 파악하고 보완하기가 쉽지 않다.
인간 우주비행사와 지상 운영자의 의사결정 능력이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비행사들이 자동 조종 장치에 과도하게 의존하다가 위기 상황에서 대응 능력을 잃는 ‘자동화 의존 증후군’처럼, 우주비행사 역시 AI 보조 시스템 없이는 정상적인 임무 수행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다. 또 AI가 내린 결정으로 탐사선이 실패하거나 인명 피해가 발생할 경우 책임 소재가 불명확하거나 국제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와 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AI는 점차 우주 개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질 것이다. 복잡한 데이터 처리, 위성 항법, 우주선의 자율 비행, 그리고 장거리 통신 지연을 극복하는 의사결정 지원까지 AI가 활약할 수 있는 분야가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AI의 성능이 앞으로 10년 안에 지금의 수십 배로 향상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고려하면 우주 탐사에서 AI의 역할은 커질 수밖에 없다.
장기적으로 아예 AI가 우주 탐사의 주체가 될 수도 있다. 극한 환경에서 장기간 탐사하는 임무는 인류의 신체 조건으로 탐사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AI 로봇이 목성·토성 외곽의 위성을 탐사하거나 성간을 탐사하는 상황을 생각해볼 수 있다.
이처럼 AI는 우주 탐사의 방식 자체를 재정의하고 있다. 우주 개발이 더 이상 인간만의 도전이 아니게 된 것이다. AI가 인간은 역할을 분담하고 신뢰를 구축하며 우주를 개발하게 될 것이다. 우주를 향한 여정은 인류 문명의 미래를 시험하는 과정이다. 그리고 인류는 AI와 함께 우주를 ‘공동 항해’하면서 우주 탐사의 미래를 개척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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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을 탐사하는 AI로봇의 가상 이미지. <사진: 픽사베이>
화성을 탐사하는 AI로봇의 가상 이미지. <사진: 픽사베이>





